[사면초가 한국 경제, 돌파구는-①]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자유무역’ 위반하는 경제 대국 - 서울와이어
[사면초가 한국 경제, 돌파구는-①]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자유무역’ 위반하는 경제 대국
[사면초가 한국 경제, 돌파구는-①]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자유무역’ 위반하는 경제 대국
  • 이동화 기자
  • 승인 2019.07.04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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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브렉시트·미-EU 무역분쟁 등 깊어지는 글로벌 통상 갈등
트럼프 보호무역 칼날 통상서 환율로 확산… 글로벌 통상 질서 붕괴 지적도
美비난 중국도 ‘희토류’ 통제 강화 카드 내밀어
과거사 문제에 통상으로 맞선 아베 정권… 4일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단행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장기화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에 이어 4일에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발동하는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 요인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견조함을 보였던 세계 경제가 올해 말부터 둔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통상 마찰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변동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재벌 개혁’에 정책 초점이 맞춰지면서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요국 중심으로 무역분쟁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기업에 대한 피해 우려가 현실로 다가 왔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최근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정부 및 금융의 역할’ 심포지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무역분쟁이 발발됐다며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브렉시트 문제가 더해지고 중국과 신흥국의 경제 불안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경기에 하방압력이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불거졌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자유무역을 주장하던 중국 역시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통상 질서가 무너질 위기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무역 불균형을 이유로 중국과 통상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 칼날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되며 EU에 겨눠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글로벌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주요 외신은 오는 2020년 재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다지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 역시 정치적 승리를 위한 셈법이라고 지적했다.


◆ 2개월 만에 재개되는 미중 무역협상… 무역전쟁 종식 가능성은?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의 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보류하며 중국과의 무역전쟁 휴전을 시사했다. 이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재고할 방침을 밝히며 지난 워싱턴DC 고위급 무역협상 후 중단됐던 협상을 조만간 재개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고위급 협상 결렬 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무역협상 재개가 공식 합의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본질적으로 이미 시작됐다”며 미중 정상회담 이전부터 협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양국 협상 대표단이 조만간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3일에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다음 주 미중 무역협상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곧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대면 협상을 가질 것”이라며 무역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협상에서 어떤 합의가 도출되든 미국의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나바로 국장 역시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이 아니라 정당한 무역분쟁 중”이라며 협상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국의 이익을 찾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산업·통상 관행이 불공정하다며 고율의 관세를 무기로 앞세우고 있는 미국의 요구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등 양국의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AP통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전쟁 휴전은 ‘일시적 휴전’이라며 “양국의 무역협상 재개는 금융시장과 산업계의 우려를 완화시켰지만 여전히 갈등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 트럼프 칼날 이번엔 EU로

중국과의 무역협상 재개를 밝힌 미국은 이번엔 EU에 4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서 “중국과 유럽은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환율조작 게임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응수해야 한다”며 EU와의 환율전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 7월 관세 감축 협상 개시 합의 후 미국과 EU는 지난 4월 9개월 만에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맞서고 있는 EU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염두에 두고 대미 보복관세라는 강경한 대응조치를 내놓은 데 따른 조치다.


USTR은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항공 보조금 지원은 불법이라며 지난 2일 89개 항목 40억 달러 규모의 EU 수입품에 관세 부과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는 미국과 EU의 오랜 항공사 불법 보조금 분쟁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가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이 부당하다고 결정한데 따른 권리이행 절차라고 주장하고 EU는 미 행정부의 보잉 보조금이 공정한 경쟁 환경을 해쳐 EU 기업이 피해를 입었다며 맞서고 있다.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길 수 있는 120억 달러 규모 예비 품목을 공개한 EU는 미국이 실제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양국이 항공사 보조금 문제를 놓고 보복관세 배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EU와의 무역협상을 앞둔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 마찰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잇단 관세 부과로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의 EU 보복관세 조치가 국내 증시에 리스크로 작용하기 어렵지만 양국의 무역분쟁 격화 가능성이 높다며 8월 이후부터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중국 이어 자유무역 주창 일본도 가세

지난달 말 오사카에서 무역전쟁 휴전을 이끌어 낸 미국과 중국은 다음주 고위급 회담을 재개할 전망이다.


하지만 오사카 G20 공동선언에 ‘공정한 무역’은 담겼지만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한다는 ‘반(反) 보호주의’는 빠지면서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은 “보호주의·일방주의가 국제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다자주의’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통상 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를 일방주의로 단정하고 자신들은 다자주의로 표현한 셈이다. 지난 2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역시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시장 개방·자유무역’을 강조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상대국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난하는 중국 정부가 연일 시장 개방을 주장하고 있다며 IT 등 첨단 산업을 주도하는 해외 기업의 중국 진출을 통제해온 중국이 자신들을 다자주의라 평가하는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리 총리는 “글로벌 교역무역 증가세가 둔화하고 보호주의가 대두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국제경제에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에 날을 세웠다. 이어 중국은 위안화 절하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펼치지 않고 감세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추진하는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발발했을 당시부터 ‘희토류’ 카드를 준비하던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발언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CNN도 중국이 세계 기술산업체 필수적인 희토류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선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소재 수출 허가 신청을 엄격하게 하고 안전보장상의 우호국 지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WTO 협정 위반”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일본은 4일 계획대로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과거사 문제에 통상으로 맞선 일본 정부의 대응에 국내외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베 정권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오는 8월에는 첨단재료 등의 수출과 관련 안전보상상 우호국으로 인정하는 ‘백색 국가’ 대상 27개국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안전보장상’을 반도체 수출 규제 이유로 대고 있지만 이날 참의원 선거운동을 시작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데 따른 보복 조치”라고 인정했다.


일부 일본 언론들은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일본 산업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엄격화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 자국 기업이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더라도 한국에 경제제재를 강행하겠다는 강경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며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결집이 시급한 아베 총리의 속셈이 숨겨져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이 한국에 대한 추가 규제나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중에 이어 한·일 간에서 일촉즉발의 ‘무역전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내년 재선을 앞두고 중국·EU 때리기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아베 총리가 트럼프 따라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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