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산보호 신청을 하며 재기를 노렸던 미국 토이저러스가 이번 주 안에 미국내 885개 매장을 모두 폐쇄하고 사라진다. 토이저러스와 별도의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42개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는 본사 파산에도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창업 70주년을 맞은 미국 장난감 전문회사 토이저러스(Toys-R-Us)가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내 모든 매장을 폐쇄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5일 CNN머니는 지난해 9월 파산 신청을 한 토이저러스가 마지막 200개 매장을 폐점한다고 보도했다.

 

1948년 설립된 토이저러스는 대형 장난감 판매 체인으로 성장했지만 아마존닷컴·월마트 등의 인터넷 저가 공세로 판매 부진에 시달려 왔다. 토이저러스는 지난해 9월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올 5월까지 인수 대상 업체를 찾지 못할 경우 885개 매장을 폐쇄하거나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경영 재건을 노렸던 지난해 크리스마스 판매경쟁 역시 실패로 돌아가며 올 3월 미국 내 735개 매장 전면 폐쇄 방침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토이저러스는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영국에 이어 호주의 44개 매장 역시 폐쇄를 결정했다. BBC는 지난 2월 파산 신청 후 4월에 모든 매장을 폐쇄한 영국에 이어 호주 토이저러스도 인수 대상 업체를 찾지 못해 폐쇄된다고 전했다.

 

토이저러스 몰락과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소매기업의 경영난이 증가하는 가운데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유통기업의 말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마존 등 인터넷 기반 업체에 고객을 빼앗기며 매출 감소를 견뎌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잇단 사업 폐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법인 인수 제안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토이저러스가 매물로 내놓은 아시아 사업부 지분 85%에 대한 투자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10억 달러 이상을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700여개 매장을 전개하고 있는 아시아 사업부는 지난해 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중유럽 사업부 경영에도 문제가 없다. WSJ은 토이저러스 채권자들 역시 “세계 모든 곳에서 매장을 닫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이저러스와 상품조달 계약이 아닌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42개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는 미국 본사 파산이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는 토이저러스와 별도의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사업부 매각 시에도 브랜드 라이선스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고 밝혔다.

 

160개 매장을 전개하는 일본 토이저러스 역시 홍콩 ‘토이저러스 아시아 리미티드’의 자회사여서 미국 본사 영향이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특히 일본에서 독립적으로 자금조달을 하며 사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미국 사태의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한편 해즈브로와 마텔 등 미국 완구업체들도 토이저러스 파산 충격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토이저러스 미국 내 매장 청산 소식에 주가가 폭락했던 해즈브로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16% 감소하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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