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중국 본토로 범죄자 인도를 가능하게 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를 주장하는 홍콩 시민들이 7일 대규모 시위를 개최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일 홍콩 입법회(의회)를 점거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진 후 첫 주말 집회로 주최측 추산 23만명, 경찰 추산 5만6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AFP통신 등 외신은 “그동안의 시위는 홍콩 도심에서 진행됐지만 이날은 카오룽(구룡) 반도 침사추이에서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도역 부근까지 행진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침사추이에서 시위의 취지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검은색 옷을 입고 행진에 나선 시위대들은 손에 ‘범죄인 인도법안 철회’ ‘캐리 람 행정장관 사임’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본토 관광객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전단을 나눠줬다.

한 시위 참가자는 “우리는 중국 본토에서 온 여행객을 비롯해 관광객들에게 홍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리고 싶다”며 “그들이 우리의 생각을 알고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를 앞두고 주최측은 ‘평화로운 시위’를 약속했지만 홍콩 경찰은 상황이 과격해질 것을 우려해 오후부터 웨스트 카오룽에서 중국 본토를 오가는 열차표 판매를 중단하고 지하철 역사 일부를 폐쇄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주최측이 이날 오후 7시께 공식적으로 집회를 마무리하며 평화롭게 행진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지만 NHK는 밤늦게 카오룽 번화가에서 젊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침사추이를 관통하는 번화가 네이선 로드에서 수 천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며 적어도 수백명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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