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물컵 갑질'이 나비효과를 제대로 일으키고 있다.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로 시작된 '갑질' 횡포가 결국 기업 총수를 포토라인 앞에 서게 했다.

28일 오전 9시20분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서울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상속세 탈루와 배임, 횡령 등 혐의다. 포토라인에 선 조 회장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조 회장이 선대회장으로부터 재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상속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조 회장 일가가 소유한 무역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가로채는 수법 등으로 수백억을 빼돌렸다는 혐의도 포착한 상태다.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비용을 대한항공 회삿돈으로 처리한 정황을 확인, 횡령 부분을 들여다 보고 있다.

'물컵 갑질' 사건 이후 2달여간 조양호 회장 일가는 경찰·검찰·세관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적인 수사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전무는 각각 2,1번 포토라인에 섰고,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5번이나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 전 이사장은 갑질 폭행,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위기까지 갔으나 법원이 구속영장 기각을 결정하며 한숨 돌렸다.

한편 조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오늘 밤 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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