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건설사 해외수주동향, 수주금액·건수↓시공건수↑...현대건설 돋보여/사진=현대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천선우 기자] 국내건설사들의 해외수주건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조원이 넘는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건설업계의 긍정적 활력이 불어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 9일(현지시간) 사우디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사우디 마잔(Marjan) 개발 프로그램 '패키지 6'과 '패키지 12' 공사를 총 27억달러(한화 약 3조2천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300개사의 시공사 가운데 2019 누적 계약규모로 현대건설이 1위에 올랐다. 이어 두산 중공업, GS 건설, 현대ENG, 삼성물산 등이 순위권에 포함됐다. 

 

지난해 상반기 동기대비 7900억원의 해외수주에 그쳤던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2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업체 중 가장 높은 해외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마르잔 필드 가스공사 초대형 수주권을 따내면서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1조4880억원)까지 포함하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은 4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해외 수주액의 3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GS건설과 삼성물산도 2조원, 1조4900억원의 해외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54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터널공사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투입되는 미얀마 우정의 다리(1735억원) 사업을 제외하면 LG전자와 LG화학, 희성전자 등 내부 계열사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반기에도 현대건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낙찰의향서(LOI)를 접수한 25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해수 공급시설 프로젝트가 하반기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실적으로 잡힐 예정이며, 파나마 지하철, 카타르 병원, 알제리 복합화력플랜트,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플랜트 등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한편 현대건설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건설사의 해외수주 현황은 밝지 않다. 

 

해외건설 수주추이/사진=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제공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0일 기준 수주금액면에서 2018년도(전체기준) 대비 17조8000억원에서 12조 수준으로 32%나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수주건수 역시도 지난해 대비 340건에서 338건으로 소폭 감소한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갈등과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악재에 영향을 받아 해외건설업계도 침체에 빠졌다. 

 

특히 해외수주의 꽃이라 불리는 중동·아시아 지역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아시아지역은 수주금액은 지난해 전체기준 16조2000억원 규모였으나 올해 5조9000억 규모로 크게 떨어졌다. 이어 중동지역 수주금액은 6조5000억원 수준이였고 2019년도 들어서 3조50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중동지역에서 발주가 줄어든 영향도 있었지만 건설사 스스로 수주심사를 강화한 면도 작용했다. 

 

이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던 원유, 정유, 화학이 공종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저유가 상황이 길어지면서 전체적인 발주건수와 계약액 규모가 동반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역별 수주추이를 짚어보면 아시아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중동, 유럽, 중남미 순으로 조사됐고 공종별 수주는 산업설비, 건축, 토목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반면 해외건설업계에서는 연초 수주가 부진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작년과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하반기에 수주가 늘어 올해 전체적으로는 작년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동우 해외건설협회 아시아실장은 "유가 회복이 생각만큼 빠르지 않은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벌어지면서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발주 속도가 느려졌고, 계약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국내 건설회사들이 올해 3~4월 입찰한 현장이 워낙 많았던 터라 하반기에는 좋은 소식이 여럿 들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전체 수주량은 작년(321억 달러)과 비슷한 300억~35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