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참가 16개국, 1일 도쿄 회의서 연내 체결 의견 모아
RCEP 체결 시 세계 GDP 30% 거대 무역권 탄생
참가국 기업 해외 진출 혜택 기대
협상기간 이미 5년… 각국 입장차 고수로 난항 우려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우려 속에 한·중·일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16개국이 연내에 아시아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한국·중국·일본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16개국이 지난 1일 열린 아시아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연내에 큰 틀에서 협정을 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중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 주도의 RCEP는 탄력을 받고 있다.

 

RCEP 참가 16개국 인구는 세계 전체의 약 50%, 무역액은 약 30%를 차지한다. 관세 철폐·인하와 무역 규칙 등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지난 3월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이 서명한 CPTPP를 뛰어넘는 자유 무역권이 아시아에서 탄생하게 된다.

 

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RCEP 참가 16개국은 “올해 말 성과 패키지 달성에 주력할 것”이라며 “철강·알루미늄 수입 제한 등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로 인해 국제 교역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거대 자유 무역권 구축을 위해 오는 11월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합의 도출을 이뤄낼 것이라며 연내 합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선 7월 중순 태국에서 열리는 수석대표 협상에서 관세 철폐와 자유화 방안을 논의하고 8월 말 싱가포르 정상회의에서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항목을 정리해 ‘패키지’ 목록을 만들어 11월 정상회담에서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연내 협정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패키지로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과 공동 의장을 진행한 찬춘싱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장관도 “추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연내에 실질적인 협상 체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CEP가 체결될 경우 한국 등 참가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혜택이 기대되지만 철강 관세에 이어 수입차 관세폭탄을 예고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각국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RCEP 참가 16개국은 성명에서 “무역과 관련한 일방적인 행위나 보복으로 인해 현재 국제무역환경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신속한 협상 타결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을 주도하는 중국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정책에 맞서며 RCEP 체결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개별 항목에 대한 각국의 입장차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경제 한 전문가는 “RCEP 협상이 이미 5년을 넘기고 있다”며 “일본과 호주는 무역 자유화(관세철폐 비율)와 지식재산권 보호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과 인도는 자국 산업을 중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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