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무역 갈등으로 증시 불안정… 투자심리 위축
로스 장관 “금융시장 불안 해소 위한 무역정책 변화 없다”
투자자 리스크 회피 움직임에도 금가격 하락세… 강달러 영향
RBC 캐피털 마켓, 하반기도 금가격 추가 하락 전망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통상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안전자산인 금가격은 달러 강세 속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올 하반기 거래가 시작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우려에도 소폭 상승했지만 투자심리 위축 분위기가 강하다.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피하려고 방어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가격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77포인트(0.15%) 상승한 2만4307.1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57.38포인트(0.76%) 오른 7567.6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2726.71로 8.34포인트(0.31%)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추가 관세 발동을 앞두고 다우지수는 한때 200포인트 하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역전쟁 우려가 사라지지 않으면서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증시 하락을 이유로 무역정책이 변하지는 않는다”고 발언했다.

 

로스 장관은 수입차 관세 발동과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피했지만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증시 수준은 없다”며 금융시장 불안 때문에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로스 장관 발언에 시장의 우려가 완화되기는커녕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현상이 더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뉴욕증시 혼란에도 금가격은 하락하고 있다며 리스크 증가 환경 속에서 금이 빛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물 금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2.80달러(1%) 떨어진 온스당 1241.70달러로 하락했다. 금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1240.6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가를 찍기도 했다.

 

금가격이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달러 강세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금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42% 오른 94.87로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올 들어 3%,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에 거래되면서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은 하반기에도 금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BC 캐피털 마켓은 “금에 투자하는 ETF가 늘어나면서 개인이나 헤지펀드의 자금 유출입이 쉬워졌다”며 “지난해 말 이후 미국 증시가 고평가되고 있다고 분석되면서 ETF를 도피처로 활용했던 투자자들이 금가격이 하락하자 덤핑판매에 나서 가격 하락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금이 안전자산으로의 기능을 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을 새로운 도피처를 찾아야 한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강화하면서 미 국채의 매력도 떨어져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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