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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자산가들, 건강보험으로 '공짜' 해외여행 가세요?

요즘 '해외에서 한 달 살기'에 도전하는 분들, 참 많습니다.

부러운 마음에 인터넷 상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찾다보니 눈에 쏙 들어오는 문구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을 면제 받았어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 문의해봤습니다. "한 달 이상 해외에 머무르면 해당 기간 동안 건강보험이 면제된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듣고 보니 이런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는 고액 연봉자나 자산가는 마음만 먹으면 '공짜' 해외여행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대략적인 연봉별 월 건강보험료를 살펴봤습니다. 해외여행에 초점 맞춘 만큼 '납입액=공돈'의 개념을 적용했습니다.

2017년 기준 전체 근로자의 평균연봉(한국경제연구원 조사) 3475만원의 월 건강보험료는 9만300원입니다(순수하게 연봉만 계산). 해외에서 한 달 살기? 택도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고액 연봉자를 적용해봤습니다.

10대 그룹 계열사 94개 상장사의 등기임원 301명의 평균연봉(재벌닷컴 조사)은 11억4400만원이라고 합니다. 얼마만큼의 공돈이 생길까요. 무려 252만2630원이나 되네요.

건강보험료 상한액은 318만2760원입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직장인 2495명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일정 소득이 없지만 재산이 많은 분들도 최대 318만2760을 내게 됩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한 달 살기 경비는 얼마나 들까요.
 

올해 2월에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실천한 분은 항공값까지 포함해 총 180만원을 썼다고 합니다. 보라카이에서 한 달 살기 경비를 물어보는 N포털 지식인 글에 현지에서 거주 중인 분이 댓글을 답니다. "넉넉히 200~300만원이요."

최근 뜨고 있는 방콕·차잉마이는 어떨까요. 한 달 동안 약 145만원을 썼다는 글이 눈에 띕니다. 다낭에서는 100만원 돈으로 한 달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한 달 이상이라면? 늘어나는 개월 수 만큼 항공값을 절약할 수 있으니 '해외 여행도 하면서 돈도 버는' 일석이조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는 셈입니다.

4대보험 제도의 허점일까요. 아니면 합리적인 정책인 것일까요. 지금부터라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bora@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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