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서울와이어] 베토벤은 독신으로 산 음악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숱한 여성과 염문설을 남겼지만 정작 결혼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런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측이 되는데 우선 베토벤은 그의 할아버지 덕분에 Von(판)이라는 귀족을 상징하는 이름을 쓰지만, 귀족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귀족 여성, 열 살 이상 차이나는 어린 여성, 남의 아내 등 상황과 격이 맞지 않는 여자였다. 전해진바 베토벤의 성격은 자존심이 강했으며 고집스럽고 괴팍했다. 게다가 귓병으로 연주 생활을 할 수 없었다. 즉 결혼을 하기에 부적합한 남자였다. 여성들은 베토벤의 특별한 매력과 천재적인 음악성으로 그에게 매료되어 결혼하고 싶어했지만 혼담이 오가면 경제적 부담, 나이 차이 등으로 부모님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다.

 

베토벤과 소위 썸을 탄 여인들 중에 그의 연인이라 추측되는 여자들은 줄리에타 귀차르디(Giulietta Guicciardi, 1782-1856), 요세피네 폰 브룬스비크(Josephine von Brunswick, 1779-1821), 테레제 폰 브룬스비크(Thérèse von Brunswick, 1775-1861), 안나 마리아 폰 에르되디(Anna Marie von Erdődy, 1779-1837), 아말리 제발트(Amalie Sebald, 1787-1846) 등이 있다. 이 많은 여자들과 결혼을 못 한 베토벤을 보면 옛말에 ‘결혼은 식장 들어가 봐야 안다’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베토벤 사후 그가 붙이지 않은 세 통의 편지들이 발견되었다. 수신인은 ‘불멸의 여인’으로 알 수 없는 연인에게 보내기 위해 쓰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그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지는 여러 논란 속에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불멸의 연인’영화의 시작은 1827년 3월 29일 베토벤이 그가 작곡한 《교향곡 5번 ‘운명’》이 흐르면서 눈을 감는다. 수많은 사람들은 베토벤의 장례식에 애도를 표하고,  《장엄미사》 중 <키리에>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베토벤 관의 행렬은 교회를 향한다. 교회 안에 있는 많은 사람 중 검은 베일을 쓴 세 명의 여자가 비친다. 줄리에타(발레리아 골리노 분), 에르되디(이사벨라 로셀리니 분) 그리고 조안나(조한나 터 스티지 분).

 

베토벤의 막냇동생 요한은 말년에 베토벤(게리 올드만 분)을 돌보았기에 당연히 자신에게 상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의 비서이자 오랜 친구 쉰들러(예룬 크라베 분)는 베토벤의 서랍에서 재산의 모든 것을 '불멸의 연인' 앞으로 남긴다는 베토벤의 편지를 발견한다. 그리고는 수신인인 ‘불멸의 연인’을 찾기 위해 나선다.

 
편지 내용: 나의 천사이자 나의 전부이며 나의 분신인 그대. 잠시 시간을 내어 그대에게 몇 자 적어 보내려고 하오. 내일이 되어야 머물 곳을 알게 될 것 같소. 왜 이리 가슴이 아픈지 모르겠소.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이런 고통이 없을 텐데…

 

쉰들러는 위의 편지를 읽으면서 칼스버드 호텔로 향했다. 이때 나오는 음악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2악장》이다. 이 음악은 영화의 뒷부분에 베토벤의 착찹한 심정을 드러내는 순간에도 등장된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2악장 Piano Concerto No.5 E♭Major Op.73 ‘Emperor’》 베토벤은 5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다. 피아노 협주곡이란 피아노와 관현악기가 함께 협연하는 기악곡이며 대부분 3악장으로 되어있다. 이전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악장인 경우, 오케스트라가 먼저 주제를 제시한 후 피아노가 그 주제를 다시 제시 해 주는 이중 제시부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와 달리 베토벤에 와서 피아노  협주곡은 조금 다른 경향이 보인다. 1808년 발표된 《피아노 협주곡 4번》은 피아노가 관현악보다 먼저 등장하여 독주를 시작한다. 즉 고전시대의 피아노의 위상이 높아진 결과를 보여준다. 1809년에 발표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1악장은 오케스트라가 첫 화음을 제시하면 피아노가 화려하게 짧은 카덴차처럼 연주한다. 2악장은 느린 악장으로 서정적인 피아노의 선율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는 베토벤이 전란 시기에 위기 때 작품이며 경제력도 매우 안 좋을 상황의 작품이다. 원래 베토벤은 평생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든든한 귀족 후원자인 로프 코르비츠 공작, 킨스키 공작, 루돌프 대공이 있었다. 그러나 나폴레옹 군대가 빈을 점령하자 후원자들은 도시를 떠났기 때문이다. 남은 시민들의 상황은 절박했고 약해진 청력을 갖은 애를 쓰며 보호해야 했다(‘불멸의 연인’-베토벤의 연인 2는 내일 연재됩니다).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1악장]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2악장]

 

<글: 김유나 컬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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