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아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에서 귀국한 다음날 긴급 사장단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경영진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최근 일본의 대(對)한국 소재 수출 규제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DS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일본 출장 결과를 공유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의 수급 현황과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 향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사장단에게 비상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지시하면서 일본이 수입 통제를 확대할 경우 반도체 부품은 물론 휴대전화와 TV 등 모든 제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핵심 소재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중국, 대만, 러시아 등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국내 소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일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주관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30대 주요그룹 경제계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현지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현지 정·재계 고위급 인사와 비공개 회동을 가지며 다각도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도 이 부회장은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면서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일본에서의 출장을 통해 수출 규제 대상 품목인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소재의 긴급 수입물량 확보한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수입량과 공급처, 수입 경로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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