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11개월 만에 최저가… 오전 한때 달러당 6.7204위안 찍어
중국 당국 위안화 절하 용인 시각도
미중 무역분쟁 따른 관세 인상 대비하나… 시장 불안 심리 확대

미국과 중국이 오는 6일 보복관세 발동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위안화 가치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 경제 침체, 미중 무역 갈등에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3일 오전 한때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7204위안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과 통화가치는 반대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날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6497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0.51% 오른 수준으로 지난 3월 말 대비 5.7% 절하된 수치다.

 

6월 한 달을 놓고 봤을 때 위안화 월간 하락폭은 3%를 넘어서며 2015년 8월 위안화 평가절하로 촉발된 ‘차이나 쇼크’ 당시의 2.7%를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고 있다는 소식에 위안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중국 당국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위안화 절하 카드를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이 이같은 전략을 쓸 경우 미중 ‘통화전쟁’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 증시도 계속 하락세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 들어 반전에 성공했지만 오전 한때 2722까지 떨어지면서 하락폭이 2%에 육박했다.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에 중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된 데다 위안화 환율이 급락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을 우려한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통화에 하락 압력이 걸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지난 14일 부진한 5월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추가관세 발동을 3일 앞두고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미중은 보복관세 발동을 피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물밑 접촉을 하고 있지만 (중국은) 유럽의 관세 발동 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달 24일 일부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인민은행이 오는 5일 추가 금융완화 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위안화 절하 역시 관세 전쟁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증시·통화가치가 동시에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에서 대규모 자본이 유출된 차이나 쇼크 때처럼 위안화 절하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중국 당국 역시 위안화 폭락에 따른 악영향을 우려해 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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