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30대 기업을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을 포함해 총자산 10조 원 이상 대기업 30개사와 경제단체 4곳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이원태 금호아시아나 부회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황창규 KT 회장, 허창수 GS 회장, 구광모 LG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 대통령,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도 불구하고 5대 그룹 총수들은 일본 소재 수출규제 및 미중 통상전쟁 등에 따른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분주한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그럼에도 임직원들의 휴가는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분위기다.

 

15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 5대 그룹은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총수들도 올여름 휴가철에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 정부의 일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탓에 당분간 경영진으로부터 매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는 동시에 수시로 회의를 소집해 하반기 경영전략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에도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 경영진을 소집해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갖고 출장 결과를 공유하면서 소재 수급 현황, 사업 영향, 향후 대응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 바 있다.

 

여기에 자신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 속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논란까지 이어지며 휴가보다는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우 올해 역시 국내에 머물면서 현안을 챙겨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그간 별도의 여름휴가를 사용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국내외 마케팅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등에 대해서도 보고받을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주력사 가운데 하나인 SK하이닉스가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아직 특별한 여름휴가 계획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경영구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에게는 여름휴가에 연월차 휴가를 더한 이른바 ‘빅 브레이크(Big Break)’를 권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바쁘더라도 반드시 여름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 만큼 솔선수범한다는 취지에서 여름휴가를 떠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와 같이 8월 초에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만 대부분 계열사가 올해 실적 부진을 우려하는 데다 국내외 현안도 많아 이를 점검하는 동시에 미래먹거리 발굴과 인재 육성 방안 등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여름휴가에 대해서는 특별한 검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 12일 도쿄에서 현지의 주요 금융투자업체 고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해 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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