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네이버]

 

[서울와이어] 영화 속에 나오는 영화 음악을 제목만이라도 알고 있다면 그 묘미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특히 영화관에서 처음 보는 영화에서 아는 클래식이 나올 경우, 옆에 친구에게 말하고 싶어서 입이 간질간질할 때가 종종 있다. ‘불멸의 연인’은 그런 나의 만족도를 충분히 시켜줬던 영화였다. 물론 관점에 따라 재미있게 볼 수도 있고 따분하게 볼 수도 있는 영화로 의견이 분분할 영화이다. 그러나 확실한 건 이 영화는 베토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음악이 잘 표현되어있으며 장면 장면마다 나오는 베토벤의 음악은 어느 하나 놓치기 아까운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쉰들러가 찾아간 칼스버드 호텔의 여자 주인은 베토벤의 그녀를 기억했다. 그녀는 두꺼운 망토와 베일을 쓰고 있어서 얼굴은 보지 못했으며, 호텔에 이틀 동안 방에만 머물렀다 한다. 그리곤 베토벤이 오지 않자 떠났다고 했다. 그날은 폭풍우가 거세게 내리쳤던 날이었다. 베토벤은 오는 도중 마차가 고장이 나서 도착이 늦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빠르게 그녀에게 전보를 보냈다. 베토벤이 도착했을 때 이미 그녀는 떠나고 없었다. 그녀는 편지를 읽어보지 못하고 떠났고 베토벤은 그녀가 편지를 보았음에도 떠났다고 생각했다. 베토벤은 너무나 화가 나서 방을 거의 부숴버렸다고 했다.

‘불멸의 여인’에 대한 유일한 단서는 호텔 숙박부에 기재되어있던 서명이었다. 쉰들러는 호텔 숙박부 서명을 가지고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처음 찾아간 여인은 줄리에타 귀차르디(Giulietta Guicciardi, 1782-1856)

그녀는 자신이 20년 전에 베토벤의 제자이자 연인이었음을 인정한다. 기차르디 백작의 딸인 줄리에타는 열일곱 살 때부터 천재적인 음악가인 베토벤의 이름을 들었다 한다. 줄리에타가 베토벤을 처음 만난 곳은 칼 폰 리히노브스크(Carl von Lichnowsky) 공의 저택에서 열리는 음악회였다. 베토벤 후원자인 리히노브스크 공의 저택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음악회가 열렸는데 베토벤은 피아노 3중주와 피아노 소나타 초기작품을 이 음악회를 통해 초연했다. 줄리에타는 비엔나로 이사하게 되고 리히노브스크 공의 초대를 받게 되었다. 줄리에타가 리히노브스키 공 저택에 도착했을 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Piano Sonata No.8 C minor ‘Pathétique’ 이 흐른다.

베토벤은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다. 소나타란 성악음악과 반대되는 의미로 기악음악을 말한다. 따라서 피아노 소나타는 피아노로 된 기악음악을 말하며 고전 시대에는 일정한 형식도 있었다, 베토벤은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는데 그 중 《비창》, 《월광》, 《열정》 등은 베토벤의 3대 피아노 소나타라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독일 본에서 태어난 베토벤은 1792년에 후원자인 리히노프스키와 함께 오스트리아 빈에 정착했다. 베토벤이 빈에 도착한 지 한 달 만에 아버지 요한이 사망했지만, 베토벤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빈에서 음악 활동은 베토벤에게 성공적이었다. 처음에는 즉흥 연주로 뛰어남을 인정 받지 못했지만 리히노프스키가 많은 발판을 마련해주어 피아노 독주회, 작곡가로 귀족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고, 깐깐하지만 피아노 잘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인기를 끌었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은 리히노프스키에게 헌정 한 곡이며 부제인 ‘비창’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이 아니라 출판업자에 의해 붙여진 것이다. 3악장 중 1악장은 매우 열정적이고 진취적이며, 2악장은 달콤하고 서정적인 선율이다. 가요에서도 J-walk <일 년째 프로포즈>, 휘성의 <사랑은 맛있다>에서 샘플링이 되어 귀에 익숙한 곡이다.

 

[휘성의 <사랑은 맛있다>]

 

[베토벤의 <비창>]

 

<글: 김유나 컬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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