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말 바꾸기에 시장은 우호적 분위기로 전환
유럽은 수입차 관세를 제로(0) 하는 방안도 모색
중국은 강경한 태도지만 선제공격은 하지 않기로

 

[서울와이어 육동윤 기자] 5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연합(EU) 자동차 관세 부과를 둘러싼 갈등이 해결될 것이란 기대가 부상하면서 상승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산 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이후의 결과이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 긴장감이 한풀 꺽인 상태다. 폭스바겐(2.85%), BMW(4.1%) 등이 상승했다.

 

앞서 지난달 유럽연합(EU)과 러시아, 일본은 미국의 관세정책에 맞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는 물론 보복관세를 확정하는 등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 무역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따르면 지난 4일 BMW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업체 빅3 최고경영자들(CEO)들이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와 회동한 자리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양측 모두 수입차 관세를 제로(0)로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또한, 세계 자동차 산업은 부품 및 조립 공장과 판매 시장이 복잡한 구조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미국의 관세공격이 오히려 보복관세로 맞대응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이중 관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미국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슨은 유럽연합(EU)의 보복 관세를 우려해 유럽에 판매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지난 달 말 美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관세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해온 미국 국가 안보와 상관관계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BMW 역시 관세 카드가 미국 투자와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BMW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이 전세계 BMW 공장 중 가장 크고 연간 생산량의 70% 이상 다른 국가로 수출해 무역 적자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우도 비록 선제공격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5일 중국 상무부의 가오펑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며 협박하는 미국의 무역패권주의에 머리를 숙이지 않겠다”며 확고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향후 무역 전쟁이 무한 확전 양상을 띨 경우, 중국이 관세 카드만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연간 4000억 달러 이상을 수입하는 데 비해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1500억 달러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유럽, 그리고 미국의 관세 문제가 깊어지면 국내 자동차 브랜드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은 미국 내 현지 공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기여 등을 내세워 관세 부과는 부당하며 고용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서를 미 상무부에 이미 제출했다.

 

현대차는 미국서 협력사와 함께 직접 고용한 인력은 2만5000명, 대리점을 통해 간접 고용한 인력은 4만7000명에 달한다.

 

ydy332@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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