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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정이롬 기자]미국 리버사이드 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로스 파크가 처음으로 ’아버지 효과’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아버지 효과’란, 자녀의 성장 발달에 미치는 아버지의 고유한 영향력이 있다는 말이다. 즉 아버지만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따로 있다는 의미이다. 많은 학자들은 아빠와의 관계가 좋은 아이들이 사회성과 학업 성취 같은 인지 발달에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좋은 아빠란 무엇이며, 아빠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함에 대해 알아보자.

 

‘좋은 아빠’란 어떤 아빠를 말하는 것일까? 현대 사회는 전통적인 아버지의 역할에서 벗어나 아이와 함께 놀이하는 친구 같은 아빠를 요구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친구의 존재만으로 많은 위로를 받는다. 친구들과 놀이하며 에너지의 활력을 얻는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지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친구다. 때문에 아이들에겐 친구 같은 아빠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무엇인가 부족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하루에 20분만 보기로 약속했는데, 30분이 지나도 TV 화면에서 눈을 뗄 줄 모른다. 되려 짜증을 내며 떼를 쓴다. 이럴 때 좋은 아빠의 모습은 무엇일까? 허물없는 친구처럼 마냥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고 수긍하면 되는 것일까? 좋은 아빠는 규칙에 있어서 엄격함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땐, 당연히 야단을 칠 줄 하는 엄격한 아빠가 필요하다. 즉 좋은 아빠란 엄격함이 있는 친구 같은 사람이다.

아빠의 놀이와 엄마의 놀이에는 차이가 있다. 엄마는 뱃속에서 10개월 동안 아이를 키운다. 신비한 탯줄 선을 통해 모성애가 발달한다. 이 때문일까? 엄마 놀이에서도 모성애가 앞선다. 함께 놀이를 즐기기 보다, 아이의 안전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래서 놀이의 공간이 제한적이고 활동에 구속이 있다.

 

엄마 놀이에선 아이의 승리가 우선시된다. 엄마는 이것이 아이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이는 엄마의 넘치는 사랑 때문이다. 가공된 반복적인 성공은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주지만 실패를 맛보기란 어렵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나.

 

아빠 놀이는 어떨까? 아빠는 엄마보다 더 거리를 두고 자녀를 관찰한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모험심을 키우고, 문제를 스스로 극복하는 법을 배운다. 아빠 놀이가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빠는 엄마와는 또 다른 언어 세계를 갖고 있다. 아이가 엄마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한다. 엄마는 이때다 싶어 질문의 답을 쉴 새 없이 나열한다. 한술 더 떠, 아이가 자신의 말을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마음이 놓인다. 엄마의 과잉친절이다. 반면 아이는 아빠와 대화하며 폭넓은 세상을 배운다. 아빠는 아이의 질문에 되려 자신의 생각을 묻는다. 이들의 대화에는 주장과 설득이 있다. 아이는 아빠와 대화하며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이 ‘참’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로써 아이는 어휘력이 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

로스 파크 교수는 “아빠가 아이의 발달과 교육에 적극적일 때, 아이의 학업 성취도, 사회성, 결혼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제 아빠는 아이의 교육과 육아에 있어서 보조자가 아닌 중심 인물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아빠 스스로의 노력과 결심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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