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해군 군함이 이란의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했다고 밝히면서 걸프 해협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CNBC와 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측 경고를 이란이 무시했다”며 방어적 조치를 위해 해군 강습상륙함 복서(Boxer)함이 이란의 드론을 격추해 파괴시켰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란 드론이 격추된 것은 현지시간 18일 오전 10시께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드론이 복서에 약 900m 가까이 접근해 여러번 경고를 보냈지만 이란측이 이를 무시했다”며 “함선과 선원의 안전이 위협된다는 판단에 드론을 즉각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공해를 항행하는 선박에 대한 이란의 도발적이고 적대적인 행동 중 가장 최근의 일”이라며 “미국은 항행의 자유와 국제 교역 혼란을 야기하는 이란의 시도를 규탄할 것을 모든 국가들에게 촉구한다”고 이란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필요성을 주장했다.

미국의 이란 드론 격추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란산 석유 원료를 불법으로 밀수한다며 외국 유조선 1척과 선원 12명을 법원의 명령에 따라 억류했다고 발표한 다음날 이뤄졌다.

혁명수비대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해당 유조선은 해상에서 이란의 소형 선박 여러 척이 운반한 석유 연료 100L를 받아 이를 먼 곳에 정박한 다른 외국 배로 옮기려 했다”며 호르무즈 해협 라르크 섬 남쪽 해상에서 억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선박이 이란이 조난 신호를 받고 구조했다고 밝힌 파나마 선적의 리아호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나포 가능성을 키웠다. 지난 1년간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와 푸자이라를 오가며 다른 유조선에게 해상 급유를 해오던 리아호는 14일 이란 영해에 처음으로 진입한 후 속도가 늦어지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꺼진 채 이란 영해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를 강화한 후 지난 5~6월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드론 공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이란은 “관계가 없다”며 관여를 부인해 왔지만 지난달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의 드론을 격추하면서 양국의 대립 격화가 우려되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준비했다가 작전 개시 직전에 취소했지만 일각에서는 40년간 단교된 미국과 이란의 관계에 상호 불신이 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19일 호르무즈 해협 부근을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 확보를 위한 연합 구상에 대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무인기 격추를 공식화한 것은 각국에 협력 필요성을 호소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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