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관세, 중국 국가 프로젝트 ‘중국 제조 2025’ 핵심 산업 집중
휴대전화·의류·컴퓨터 등 소비자 제품은 제외
트럼프, “中보복 시 관세 규모 5000억 달러 넘을 수도” 경고
中, 보복관세 발동… WTO에 곧 관세인상 통보
545개 품목 중 대부분 식품·농산물… 트럼프 텃밭 농업주 타깃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이 무역전쟁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현지시간 6일 0시 1분,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 1분을 기해 대중 제재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역시 대미 보복관세 발동 발표를 앞두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 시각 이후 미국에 도착하거나 보관창고에서 빠져나가는 물건부터 관세를 징수하겠다”고 통보, 미국과 중국의 한 치 양보 없는 무역 분쟁으로 우려됐던 무역전쟁이 현실이 됐다.

 

미중 간 갈등이 본격적인 통상마찰로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전 세계적인 제품 공급망 혼란 등 글로벌 경제 타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 CNBC는 세계 경제대국 1,2위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이 될 경우 한국·대만·싱가포르·말레이아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제재관세 규모가 5000억 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며 양국의 무역전쟁이 빠른 시간 내에 해소될 가능성은 10%에 불과하고 장기적인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비중이 높은 한국 등은 중국의 교역 규모가 줄어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관세 규모가 확대돼 양국이 총공격을 퍼부을 경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0.4%포인트 하락하며 2.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관세 부과가 결정된 것은 중국산 산업용 로봇과 전자부품, 자동차, 반도체, 의료기기 등 340억 달러 규모 818개 품목으로 중국의 국가 프로젝트 ‘중국 제조 2025’의 핵심 산업이다. 반면 휴대전화나 컴퓨터, TV, 의료품 등 소비자에게 직접 피해가 가는 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규모가 예고했던 2500억 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밤 몬태나 주 연설에서 “중국과의 무역의 문제다. 자유무역이 아니다”고 강한 불만을 표하며 “이번 무역전쟁에서는 모든 카드를 쥐고 있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세 부과는 “중국만 해당된다”고 전제하며 “우선 관세 대상은 340억 달러지만 2주 후에 160억 달러, 그리고 2000억 달러가 유보 중이고 이후 3000억 달러가 대기 중”이라며 대중 관세 규모가 총 50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각 응징에 나선 중국도 미국산 자동차와 대두(콩) 등에 미국과 같은 25% 관세를 발동하겠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선제공격에 맞서 보복관세를 발동하겠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곧 관세 인상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 대상은 자동차, 해산물, 담배, 위스키 등 545개 품목으로 대부분을 식품이나 농산물이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텃밭인 미 중부의 농업주를 타깃으로 삼아 정권 흔들기를 시도하려는 셈이다.

 

한편 관세 발동을 앞둔 5일 뉴욕증시는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주식 거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주요 거래소의 총 거래량이 올 들어 3번째로 적은 수준이었다며 중국이 보복 대상으로 내세운 대두 가격이 2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고 전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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