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

32년차 정통 '뱅커(Banker)’다. 1987년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 1999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우리은행 소속이 됐다. 이후 2003년 43세에 '최연소' 전략기획부장으로 승진하며 금융권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어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 글로벌그룹장, 글로벌부문장 등을 지냈다. 그가 밟아온 길은 자연스레 '손태승=글로벌·전략통'이라는 인식을 아로새기게 했다. 그리고 이런 평가는 손 회장이 은행원에서 은행장, 이어 지주회장으로 승승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무기이자 저력이 됐다.

◇ 구원투수로 등판, '소통' 통한 조직 화합 이끌어 
 

손 회장은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기 전인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됐다. 당시는 전 행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손 회장은 일종의 구원투수였던 셈이다.

실제로 손 회장은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행장 취임 후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 시키는 한편, 우리은행 최대 숙원 중 하나인 지주사 체제 전환을 취임 1년만에 이끌어 내는 성과를 냈다.

특히 1년간의 달음질은 올해 1분기 우리금융지주를 출범과 동시에 '3위'로 올라서게 하는 쾌거로 귀결됐다. 우리은행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덕이 크다. 손 회장의 등판으로 우리은행이 제2의 도약을 맞이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손 회장의 힘은 무엇일까. 직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부분은 '소통'이다. 손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글로벌통' 전력통'에 '소통'까지 더해 '3통(通)'이라는 별명도 부여했다.

손 회장은 행장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전국 46개 영업본부를 모두 찾아 직원들을 만났으며 올해는 본점 내 모든 부서의 부서장·팀장들과 릴레이 점심식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직 화합을 위한 소통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이런 그만의 철학 덕분에 손 회장은 노동조합과의 관계도 잘 형성돼 있다. 몇 가지 일화가 있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우리금융지주 회장까지 겸직하고 있는데, 이것을 건의한 게 바로 노조였다.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은 당연히 잡음 없이 마무리 됐다. 노조는 임단협 전부터 손 회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노사 관계가 잘 형성돼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우리은행 본점 투게더룸에서 열린 그룹경영협의회에서 배지 수여식을 가졌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새롭게 디자인된 그룹 배지를 착용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 특명 '지주 몸집을 키워라'… 비은행 강화 속도, 주가 부양 '올인'

손 회장은 지주사 전환 후 비(非)은행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이를 통해 1~2년 내 1등 금융지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현재로서는 지주체제의 조기 정착과 함께 비은행 확충 전략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사인 동양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 부동산 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합병(M&A)하는 성과를 냈으며 늦어도 올해 10월을 목표로 우리카드·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편입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는 자본비율 문제로 소규모 M&A를 추진 중이지만 내년부터는 보험·증권 등 대형 M&A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주가 부양에도 힘쓰고 있다. '손태승' 하면 생각나는 붉은 넥타이는 주가 부양을 염원하는 손 회장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패션이다.(빨간색은 주가 상승을 의미한다.) 부지런히 해외 기업설명회(IR)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본과 홍콩을 다녀왔으며 하반기에는 미국 등 북미 지역 기관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적극적으로 주가를 관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와 함께 손 회장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만 4번째 자사주를 매입, 총 5만8127주의 우리금융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막 지주사 체제를 출범한 우리금융 앞에는 아직 많은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그 만큼 손 회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지난 1년간 제2의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면, 이제 남은 건 대한민국 최초의 상업은행이자 '금융명가'로서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일이다. 완전 민영화 절차도 남아 있다. 손 회장을 향한 직원들의 믿음은 꽤나 두텁다. 손태승 호 우리금융지주의 항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bora@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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