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지난 21일 치러진 제25회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연립 여당은 전체 124석을 두고 실시된 투표에서 각각 57석, 14석을 차지하며 71석을 확보해 과반을 달성했지만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전체 245석)를 채우기 위해 필요한 164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개헌 발의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한다. 중의원의 경우 전체 465석 중 연립 여당이 314석을 확보해 이미 개헌안 발의가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이번 선거를 ‘전쟁 가능한 국가’를 위한 개헌 추진 동력 확보로 삼았다며 ‘반쪽 승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 후 6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아베 정권이 개헌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이번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지난 2016년의 54.70%를 밑도는 48.11% 수준이 될 전망이다. 참의원 투표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사상 최저치였던 1995년(44.52%) 이래 24년 만이다.

이런 가운데 연립 여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것은 ‘한국 때리기’에 동조하는 우경 세력이 결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국가 간 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한다고 규정한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시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이번 선거 기간 중에도 ‘개헌’과 ‘무역’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참의원 개헌 발의선을 위한 3분의 2 의석 확보에 실패한 아베 정권은 다음 카드는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 가능성이 크다. 여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과 국민민주당 등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야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오는 9월 내각 개편과 자민당 인사,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 등 경제 개혁 단행 직후 ‘해산 카드’를 꺼낼 것으로 점쳐진다.

아베 총리는 21일 밤 민영방송 니혼TV 인터뷰에서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 중 중의원 해산 가능성’에 대해 “선택 사항에서 제외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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