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보복, '유니클로'로 시작한 나비효과...불매운동 기류 전방위로 확산/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천선우 기자] 유니클로가 '한국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요지의 일본 본사 임원 발언에 대해 22일 사과를 했음에도 불매운동 열풍이 번지고 있다.

 

앞서 패스트리테일링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1일 도쿄에서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한국에 뿌리내린 것을 조용히 제공해 나가면 된다.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 유니클로 등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시작점이 됐다. 유니클로는 지난 17일 에프알엘코리아를 통해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결산 발표 중 있었던 임원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다.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후 국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유니클로의 제품은 30%가량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니클로로 시작한 나비효과는 여행상품, 식품 등 전방위 영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22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일본 여행 신규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 평소 1100~1200건이었던 게 '일본 논란'이 벌어진 이후 약 500건까지 감소했다. G마켓이 판매하는 일본 여행 상품 매출도 줄었다. 이달 8~14일 일본 호텔 상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일본 패키지 여행 상품은 12% 감소했다. 

 

동시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일본산 맥주, 라면, 과자 등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1∼18일 이마트에서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30.1% 감소했다. 7월 첫째 주에는 일본 맥주 매출 감소율이 -24.2%였지만, 둘째 주에는 -33.7%, 셋째 주에는 -36% 등으로 갈수록 가파르게 내려앉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올 상반기 전체 수입맥주 중 매출 2위를 차지했던 아사히 맥주는 이달 들어 순위가 6위까지 떨어졌고, 기린 맥주도 7위에서 10위로 내려앉았다.

 

국내에서는 일반 공산품의 매출감소와 함께 일본의 경제보복에 항의표시로 반일시위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22일에는 오후 2시 35분경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안에서는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청년 6명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일본영사관 내부 도서관에 있던 학생들은 갑자기 영사관 마당으로 뛰어나와 일본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치고 '일본은 사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19일에는 김 모(78) 씨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건물 앞 인도에 승합차를 세운 뒤에 차 안에서 스스로 불을 붙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편 일본 현지에서 열린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전체 124석 중 57석을 얻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전날 참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 "안정된 정치기반 위에 새로운 레이와(令和) 시대의 국가건설을 추진하라는 강한 신임을 받은 것"이라며 개헌의지를 피력했다.

 

일본정부는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아베총리가 평화헌법에 자위대의 근거 조항을 추가하는 개헌 추진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수출규제 강화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제와 안보분야에서의 양국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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