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마트

 

[서울와이어 이현영 기자] 이마트와 롯데마트, 쿠팡, 위메프 등 주요 유통업체의 침체가 시작될 전망이다. 유통업계의 2분기 실적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계가 촉발한 출혈경쟁이 이마트 등 오프라인 업계로까지 확산하면서 유통업계 전체 실적이 동반 추락하는 양상이다.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재계 11위 신세계그룹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이마트는 2분기에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이마트의 2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47억∼105억원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마트가 2분기에 할인점 기존 점의 성장률이 부진하고 할인행사 확대 등으로 매출총이익률이 하락했다"며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전국 142개 점포의 대부분이 자체 소유 부동산인 이마트의 종합부동산세 납부 부담이 커진 것도 영업실적 악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2분기가 유통업 비수기이긴 하지만 만년 흑자기업이던 이마트의 적자 전환은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1분기에 19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롯데마트도 2분기에는 업황 부진과 온·오프라인 간 출혈경쟁 등의 여파로 250억∼3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쿠팡과 이마트 등이 주도한 가격전쟁에 뒤늦게 뛰어든 롯데마트는 4천원대 '극한한우'와 9년 전에 히트했던 '통큰치킨'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익률 악화를 막지는 못할 전망이다.

 

 '대형마트 3강'인 홈플러스는 회계기준이 이마트, 롯데마트와 달라 수평 비교가 어렵지만 4∼6월 실적만을 놓고 보면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적자를 기록할 정도라면 다른 업체들의 실적은 그보다 더 나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비상장사인 홈플러스는 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실적은 연간 결산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쿠팡은 올해 마켓컬리 등의 공세에 맞서 새벽 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하면서 2분기 적자 규모가 더 커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편리하기는 하지만 낮 시간대 배송보다 비용 부담이 훨씬 큰 새벽 배송은 유통업체 적자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의 하나다.

 

새벽 배송으로 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마켓컬리도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가 336억원까지 늘어나면서 만년 적자기업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와 포장비 부담이 큰 새벽 배송은 매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영업적자 규모도 커지는 구조"라며 "쿠팡, 이마트 등이 경쟁적으로 새벽 배송 시장에 뛰어들면서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업계 라이벌인 쿠팡을 겨냥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격전쟁에 뛰어든 위메프와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롯데슈퍼 등도 2분기에 줄줄이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어서 유통업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적자를 불사하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가격 공세에 이마트, 롯데마트 등도 맞대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기존 점 하락은 소비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이 크고, 온라인 점유율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에도 영업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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