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혼란의 책임을 지고 집권 보수당 대표에서 공식 사임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 이어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차기 총리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전날 당대표 투표 마감이 종료하면서 존슨 전 장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합의 없는 EU 탈퇴, 즉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한다는 ‘강경파’ 존슨 전 장관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노딜에 반대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줄사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보수당은 지난 한 달 간 20만명에 가까운 당원을 대상으로 치열한 선거전을 벌여 최종 후보로 존슨 전 장관과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이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존슨 전 장관은 선거 시작 전부터 부동의 1위를 유지하며 당선이 유력하지만 브렉시트 시한이 10월 31일로 연기된 가운데 ‘노딜’도 불사한다는 존슨 전 장관에게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다.

존슨 전 장관을 견제해 온 헌트 외무장관은 “노딜 브렉시트는 정치적 자살행위”라며 “노딜은 의회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오히려 조기 총선 필요성을 키워 보수당을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존슨 전 장관을 역전하지 못했다.

주요 외신은 “신임 총리는 3년간 이어진 브렉시트 위기를 불과 3개월 만에 해결해야 한다”며 “그의 정치력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을 나포한 이란과의 갈등 해결로 검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상황에서 EU와 영국 경제의 운명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지, 브렉시트를 놓고 갈라진 영국 의회를 어떻게 통합할지 여부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차기 총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영국 장·차관들이 잇따라 사퇴를 표명하고 나섰다. 영국 언론들은 존슨 전 장관 당선 후 적어도 6명의 각료가 정권을 이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는 21일 “존슨 전 장관이 총리가 된다면 취임 전에 각료직을 내려놓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에 이어 22일에는 앨런 덩컨 영국 외무부 부장관이 사퇴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해먼드 장관은 “존슨 전 장관이 10월 31일까지 EU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딜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동의할 수 없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덩컨 부장관도 “존슨 전 장관은 무계획적이며 주먹구구식이라 정권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지만 보수당은 23일 개표 결과가 집계되는 대로 차기 총리를 발표하고 이변이 없는 한 존슨 전 장관은 24일 총리직을 승계해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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