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서울와이어 김아령 기자] "변화는 새로운 혁신을 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는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말고 지금의 모든 변화를 즐겨야 한다. 고객과 멀어지지 않고 그 중심을 향해 저돌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아버지인 서성환 태평양창업주에게서 화장품 사업을 물려받아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로 키워 '혁신'을 이뤄낸 주인공이다. 

 

서 회장은 지난 1987년 7월 태평양화학 과장으로 입사해 태평양종합산업 부장, 태평양화학 본부장·전무를 거쳐 1993년 1월 태평양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97년 3월에는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고 2006년 6월 태평양이 아모레퍼시픽으로 상호를 변경한 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사장(2006년 6월~2012년 12월)을 지내다 2013년 1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계열사의 국내외 성장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다. 2016년에는 매출액 6조6976억원, 영업이익 1조829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실적 뒤에는 1997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서 회장의 '선택과 집중'이 빛을 발했다.

 

◇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수평적 조직문화를 추구하는 '소통하는 경영자' 

 

서 회장은 현장경영을 중요시하는 경영자다. 한 달에 1주일 이상은 해외에, 또 1주일은 현장에 출근한다. 주요 시장으로 봤던 중국은 1992년 진출 이후 20여년간 120번 가량이나 오갔다.

특히 수많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의 신제품을 출시되기 전 직접 다 써본다고 알려졌다. 서 회장은 "사용 후 제품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유일하게 마스카라만 실력이 없어서 못 써봤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직원들과 소통경영을 중시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고 평가받고 있다.

실제 사내에서는 '회장님' 대신 2002년 태평양 사장 시절부터 '서경배 님'으로 불린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왔다.

또한 서 회장은 직원들과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월 첫 출근일 8시30분까지는 회사강당에서 직원들과 조회시간을 연다. 이는 서성환 창업주가 1945년부터 시작한 전통으로, 이 자리에서 임직원의 이야기를 듣거나 해외 출장을 다니며 들었던 생각을 공유한다.

 

◇ '위기'를 '기회'로…해외사업 다각화 속도, 재도약의 날개짓

 

승승가도를 달리던 서경배 회장에게도 고민이 없는것은 아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국내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면세점, 백화점 등에서의 제품 판매가 줄었고,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의 부진도 더해졌다. 주요 뷰티 계열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하며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영업이익은 24.9% 감소했다.

 

서 회장은 올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호주(라네즈, 이니스프리), 필리핀(이니스프리)과 중동(에뛰드하우스)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그간 중국에 과도하게 치우친 해외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행보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총 3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중국에서는 설화수를 필두로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니스프리를 중심으로 중국 내 3~4개성 도시 진출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라네즈, 이니스프리, 마몽드 성장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서 회장은 여기에 프리메라를 새롭게 진출시킬 계획. 에뛰드하우스는 인도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다. 러시아 시장 신규 진출도 앞두고 있다.

 

뷰티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서회장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그의 지휘 아래 아모레퍼시픽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자세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도약을 위한 서 회장의 거침없는 날갯짓이 아모레퍼시픽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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