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미국 이동통신 3위 T모바일US와 4위 스프린트 합병을 반대했던 미 법무부가 이번 주 내에 양사의 합병을 승인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법무부는 양사의 선불폰 사업과 주파수 대역 일부를 미국 최대 케이블 업체인 디시 네트워크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법무부는 미국의 대형 이통사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들면 시장 경쟁이 축소해 요금 인상이 우려된다며 거부감을 보였지만 디시 네트워크가 이통시장에 진입하면 적정한 경쟁 환경이 유지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함께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을 심사하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5월 양사의 거래를 승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중요한 과제는 농촌 지역에 인터넷 접근을 확대해 디지털 보급 격차를 해소하고 미국의 5G(5세대 이동통신) 대응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양사는 목표 달성에 훨씬 다가가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디시 네트워크의 이통시장 진입 여부가 주목받는 가운데 소프트뱅크 그룹은 자회사인 스프린트를 자회사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프린트 주식의 84%를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지분율을 27%로 줄여 자회사가 아닌 지분법 투자 적용 관계사로 전환한다며 일단 합병을 성사해 스프린트의 경영기반을 견고히 하고 보유주의 가치 감소 리스크를 억제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거듭하면서 막대한 부채에 시달려 왔다. 

한편 미 법무부와 5명의 FCC 전체 위원이 양사의 합병을 승인한다 해도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10개 주 검찰총장들과 소송전을 치러야 한다. 

이들 검찰총장은 양사의 합명이 시장 경쟁을 저하하고 소비자들의 비용상승을 야기할 가능성이 큰 ‘거대 합병’이라며 지난달 11일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양사가 모든 악재를 해결하고 합병을 성사하면 1억33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게 돼 선두인 버라이즌(1억5600만명), 2위 AT&T(1억5300만명)와 거의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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