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과 러시아가 체결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독일은 러시아의 지배를 받는 포로의 몸”이라고 비난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이 러시아와 부적절한 가스 거래를 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지배를 받는 포로의 몸”이라고 비난했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의 러시아 천연가스 대량 구입 계획을 맹비난했다.

 

독일의 무역정책과 방위비 부담을 지적해 왔던 트럼프 행정부의 비난의 화살이 에너지 정책까지 향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것은 독일이 러시아와 체결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 ‘노드스트림2’(Nord StreamⅡ)로 “엄청난 에너지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니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하자며 결속을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이 가스 수입을 통해 러시아 경제를 돕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특히 “우리가 독일을 지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데 독일은 수십억 달러를 러시아에 지불하고 있다”며 독일을 비롯한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 문제를 꺼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는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서로를 지키기 위해 결속한다”고 설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 국가가 우리가 대항해야 하는 상대에게서 에너지를 구입한다는데 어떻게 협력할 수 있겠냐”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은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을 일축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 역시 독일의 일부가 소비에트 연방(소련)에 지배되던 때를 경험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는 독일연방공화국이라는 자유 국가로 새롭게 출범해 독립적으로 정책을 만들고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독일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비율은 2015년 시점에서 최대 31%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60~70%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은 독일이 노드스트림2로 얻은 에너지로 동유럽 회원국들에게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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