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과 중국이 30일 밤 이틀간의 일정으로 무역협상에 돌입했지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평행선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 주요 외신은 지난 5월 초 결렬 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협상이 상호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잠정적 조치 끝에 재개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은 미중 무역협상 교착은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왔던 낙관론을 뒤엎는 전환점이 됐다며 양측이 친선을 과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의 국가보조금 폐지 법개정과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입을, 중국은 화웨이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약 3개월 만에 재개된 대면 협상에는 미국 측 대표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에서는 류허(劉鶴) 부총리가 참석했다. 

주요 외신은 이번 협상이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에서 열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시작된 고위급 무역협상은 베이징과 워싱턴DC를 오가며 열렸고 상하이는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센터나 무역도시로 발전하는 상하이에서 협상을 열어 중국의 시장개방정책을 내세우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협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측 협상 대표단은 이날 저녁 류허 부총리와 만찬을 가진 후 31일 영빈관에서 공식 협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WSJ과 AP통신은 “협상이 재개됐지만 지난 협상을 결렬로 이끈 문제점들이 그대로 남아있다”며 “어느 쪽도 양보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농산물 구입을 강요하면서 화웨이 제재 완화를 언급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부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과 대두(콩)와 면화, 돼지고기 등에 대한 구매 계약을 맺기 시작했다”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 완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 팀은 지금 협상을 하고 있는데 중국은 언제나 이익을 위해 거래를 바꾼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 농산물을 당장 사기 시작했어야 하는데 전조가 없다”면서 지난달 말 미중 정상회담 후 중국이 바로 농산물 구입에 나서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2020년 미 대선을 기다리고 있지만 내가 이기면 그들이 맺어야 할 거래는 현재 협상 중인 것보다 훨씬 강한 것이 될 것”이라며 “어쩌면 합의가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카드를 갖고 있다”면서 지구전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에 조속한 양보를 촉구했다.

FOX뉴스는 중국이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을 기대하며 무역협상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역효과’를 경고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후에도 여전히 백악관에 있다면 중국과의 협상은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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