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특산품 자체브랜드 상품 선보였지만 오히려 현지마트나 관광지보다 높은 가격에 팔아
현지 상인들의 바가지 상술과 롯데라는 브랜드, PL상품의 저렴함을 기대한 심리 이용해

[서울와이어 Nguyen Duy Bon (응우웬 쥐 본) 특파원 기자]

하노이 낌마에 위치한 롯데마트는 항상 관광객들로 붐빈다.

롯데가 베트남을 여행하는 한국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일부 특산품에 대해 자체적으로 기획・생산・판매하는 PL상품(Private Label Product)이 '도마'에 올랐다. 브랜드가 없는 대신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PL상품은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롯데가 판매하고 있는 PL제품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포장지만 변경한 수준인데 가격은 현지 관광지 가격의 배 이상 고가로 팔거나 현지 브랜드 제품보다도 더 비싸다. 

 

관광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지 상인들의 바가지 상술을 피할수 있는데다, 롯데의 브랜드에 더해 PL상품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일 것이란 관광객들의 기대와는 반대다.

 

31일(현지시간)하노이 롯데호텔 지하 롯데마트는 주중과 주말 저녁 시간때면 관광객들로 붐빈다. 단체로 관광을 온 나이 많은 어르신팀들을 비롯해 비교적 젊은 가족 여행객들이 기념품을 사기 위해 몰린다.

 

이들이 찾는 상품은 베트남에서 인기품목에 항상 들어가 있는 여러 종류의 캐슈넛과 그리고 한국에서 '땅콩회항'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마카다미아, 말린망고, 커피, 코코넛 오일, 초코렛등이다. 대부분 베트남산 특산품이다. 

 

이런 상품들은 롯데마트에 진입하면 가장 큰 진열대에 쌓여있을 만큼 쉽게 눈에 띈다. 그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롯데의 PL상품 로고인 '초이스(Choice) L’이 붙어 있다.

한국에서는 유통사의 자체 브랜드로 개발된 PL상품은 브랜드 제품에 비해 더 많은 중량에도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 인기가 많다. 통상 기성품 대비 30%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그런데 베트남롯데의 경우는 정 반대다.  일반 로컬마켓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용량이 더 적은데 오히려 가격은 최대 1.5배이상 차이가 난다. 현지 납품처가 많이 없기 때문에 품질에서 차이가 없거나 가공을 하지 않아 품질을 따지기 어려운 제품들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볶음 캐슈넛이다. 하노이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초이스 엘 볶음 캐슈넛은 200g기준으로 7만8000동(약 3400원)이다. 같은 볶음 캐슈넛을 하노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동쑤언 시장에서 구입하면 평균 500g기준 10만동(약 5000원)선에서 살수 있다. 하지만 이 가격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많이 바가지를 씌운 가격인데, 롯데의 PL상품은 이것보다 더 가격이 비싸다. 다른 마트에서는 500g기준으로 16만동(약 8000원)정도의 가격에 판매된다. 

롯데 자체브랜드인 캐슈넛과 프리미엄 마카다미아 제품은 가격이 기성품보다 비싸거나 현지마켓의 1.5배 이상이다.

특히, PL상품이 아니지만 롯데마트쪽으로 프리미엄 제품으로 납품되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마카다미아의 경우 440g에 28만5300동(약 1만4300원)으로 동쑤언의 500g기준 12만동(약 6000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현지마트나 일본의 에이온몰, 빅씨마트등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500g기준 15만8000동(약 7400원)수준으로 롯데제품의 절반이하다. 

제품을 납품하는 가격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판매가를 높인만큼 수익인 셈이다. 품질면에서도 마카다미아는 껍질을 까지 않은 비 가공 상태에서 크기 차이도 없는 제품들이 그램수에 따라 판매되기 때문에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다. 비싼 이유가 프리미엄이라면 왜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제품인 셈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현지 여행사를 운영하는 HN투어 투 짱 대표는 “다낭도 그렇고 하노이도 그렇고 롯데마트는 한국여행객들이 많이 구입하는 제품들을 집중적으로 가져다 놓고 판다”며”실제 가격을 보면 오히려 많이 비싸다. 하지만 현지 한국 여행사들이 롯데마트를 많이 데려오기도 하는데 롯데에서 로컬보다 더 싸게 팔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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