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도 투자자 위험 선호 분위기 우세
위안화 팔고 달러 사고… 엔화는 덩달아 하락세
美장기금리 하락까지 겹쳐 엔화환율 118엔 돌파 가능성도 제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안전자산인 엔화 매입이 늘며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했던 일본 외환시장이 이해할 수 없는 엔화 약세에 우려와 기대를 표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엔화가치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외환시장에서도 “이론상 설명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무역 마찰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질 경우 안전자산인 엔화를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늘며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시작된 엔화 약세는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달러당 112.55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오후 1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08엔(0.07%) 오른 112.63엔에 거래 중이다.

 

이날 엔화는 장 시작과 동시에 상승하며 한때 112.74엔을 찍으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통화가치와 환율은 반대로 엔화환율이 상승한 것은 통화 약세를 뜻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의 장기금리가 하락하며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엔화 매수의 재료가 되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약세가 일시적 현상일지 모르지만 이상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미 장기금리의 기준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최근 3%에 육박하다 2.85%로 떨어졌다.

 

시장 관계자들 역시 “글로벌 무역 갈등이 격화되더라도 미국과 달러화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전망이 퍼지면서 엔화 약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엔화가 갑자기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역전쟁 우려에 투자자들이 신흥국 화폐를 달러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진행되겠지만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미중 무역전쟁 우려를 계기로 위안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엔화에 파급된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엔화환율 상승세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환 전문가들이 엔화 약세에 의문과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엔화환율이 달러당 113엔대 이상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미쓰비시UFJ은행은 “일본 기업의 M&A 등 대외 직접투자가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달러당 113엔 돌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고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미중 폭탄관세 전쟁이 빠른 시일 내에 진정될 가능성 적어 엔화 약세·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며 엔화환율이 118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엔화가 달러당 118엔대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16년 1월이 마지막으로 실현 가능성이 커보이지 않지만 올 1월에 기록한 113엔대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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