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 업체 1위 비비카 지분 인수 놓고, 대주주 팬그룹-롯데제과 지리한 내전
팬그룹의 공식 지분인수 발표에 경영권 확보 어려운 롯데의 깊어진 고민

[서울와이어 Nguyen Duy Bon (응우웬 쥐 본) 특파원 기자]

팬그룹은 공개적으로 롯데제과의 비비카 지분인수를 발표했다.

롯데그룹과 베트남 팬(FAN)그룹이 제과업계 2위사인 ‘비비카(Bibica)’ 인수를 놓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팬 그룹은 비비카 지분 49.93%에 해당하는 770만주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자회사인 팬푸드(FAN Food JSC)를 통해 비비카의 지분 50.7%를 소유하고 있는 팬그룹의 이번 계획은 2대 주주인 롯데제과가 보유하고 있는 비비카 주식 44.03%를 내놓아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공개적으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 싸움 걸었다가 본전도 못 건진 롯데

 

싸움은 롯데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7년 롯데지주는 전략적 투자자의 이름으로 비비카 지분 30%를 17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5년까지 지분을 44.03%로 늘린 롯데는 적대적 M&A를 통해 비비카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려 했다. 

 

당시 비비카 CEO인 쯔엉 푸 치엔(Truong Phu Chien)은 현지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를 전략적 투자자로 선택한 것이 실수였다”고 후회했다.  그는 ”롯데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어디까지나 비비카를 더욱 강력한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롯데가 자금력을 앞세워 비비카를 자회사로 전환 하려 할줄은 몰랐다. 롯데의 의도를 알고 더 이상 타협할 수 없는 대결을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때 구원 투수로 나선 기업이 팬 그룹이다. 
팬 그룹의 응우엔 듀이 흥 (Nguyen Duy Hung) 회장은 “비비카의 문제는 비비카와 롯데의 관계”라며 "우리는 비비카를 성장시켜 베트남 과자 브랜드를 보존하려는 것 뿐이다"고 밝혔다.

롯데는 비비카에 적대적 M&A를 시도했지만 이를 알아차린 비비카는 베트남 브랜드 지키기에 나섰다.

뒤늦게 롯데의 의도를 알게된 비비카는 ‘베트남의 브랜드를 지키겠다’고 선언하며 2018년 팬그룹의 식품 자회사인 팬 푸드에 지분 50.7%를 넘겼다. 

 

비비카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애국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현지 여론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어 여러모로 롯데는 불리한 상황이다. 롯데제과의 흔적 지우기도 팬 그룹의 후원 아래 착착 진행중이다.

 

■ 비바카, '롯데 흔적 지우기'- 팬그룹 공세에 몰린 롯데 

 

최근 발표된 비비카의 2019년 2Q 연결 재무재표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비비카에서 롯데제과가 차지하는 매출채권의 비중은 연초대비 732%가 감소한 1062억동을 기록했다. 반면 특수 관계자인 팬 식품의 매출채권은 9조4690억동으로 연초대비 340%증가했다.
이는 비비카가 롯데제과의 영향권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고 있는것을 의미하며, 팬 푸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현지매체들은 보도했다.
 

지난달 15일 팬그룹은 비비카의 지분 770만주의 매입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분 49.93%에 해당하는 것으로 예상 매입가격은 주당 68,500동(약 3400원)이다. 팬 푸드를 통해 비비카의 지분 50.07%를 소유하고 있는 팬그룹이 100% 인수를 선언한 것. 현재 비비카의 지분은 팬 푸드 50.07%, , Lotte Confectionery가 44.03%, Kim Heung Soo 1.18%, Polumin Discovery가 1.46%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외 소액 주주들이 3.27%를 나누어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계획이 성공하려면 롯데의 지분 매각이 필수적이다. 과연 롯데가 팬그룹의 지분 매입에 합의할 것인가가 최대 관건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르변 30일 이내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 매체들은 “팬 그룹이 시도가 성공하면, 팬 그룹과 자회사인 팬 푸드는 지분 94% 이상을 소유하게 되며 공식적으로 비비카의 "내전"을 끝내시킬 것이다.”고 보도했다.

 

■ 베트남 시장 포기 못하는 롯데, 플랜 B는(?)

롯데제과는 공식적인 선전포고에 고민이 깊어졌다.

당초 적대적 M&A를 통해 비비카를 자회사 편입시켜 경영권을 확보하려 했던 시도가 팬그룹의 등장으로 실패에 돌아가면서 적극적인 경영참여가 힘들어 졌다. 매출이나 경영참여에 있어 갈수록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팬그룹의 매입발표는 더욱 롯데를 궁지로 몰고 있다.

선택지가 많지 않다. 그마나 가장 좋은 방안은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지만 롯데지주는 비비카에 대해 지난해 163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지난 2017년 비비카의 장부가액은 최초취득가액과 동일한 391억원에서 2018년 기준으로 228억원이 됐다. 쉽게 말해 자산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이는 판매자와 인수자 사이에 판매가격을 두고 이견차가 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또 비비카를 되팔더라도 중국을 떠나 베트남에 올인한 롯데가 어떻게 다시 시장을 공략할지가 숙제로 남아있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롯데마트・호텔・시네마・건설등 사업진출에 활발히 나서고 있던 롯데입장에서 베트남은 포기할수 없는 시장이다.

 

한편, 팬 그룹은 3F 전략, 즉 그룹의 핵심 사업인 사료-농업-음식(Feed - Farm – Food)에 있어서 비비카는 중요한 브랜드로 이번 투자는 그룹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을 목적으로한 것임을 밝혔다. 

팬그룹은 비비카 인수를 통해 롯데제과로부터 시작된 내전이 끝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팬그룹 홍(Hung) 회장은 개인 소셜미디어 페이지를 통해 "장기 투자를 하겠다는 처음에 약속을 유지하고 비비카라는 베트남의 과자 브랜드를 보존하길 원하는 팬 그룹은 공개적으로 매입을 제안했다. 확실히 수십 년 후 비비카 제품은 베트남의 모든 가정에 익숙한 제품이 될것이며 국내 1위 과자 브랜드를 유지할것이다. 비비카 브랜드가 Sabeco(사베코, 맥주)또는 Vinamilk(비나밀크, 낙농)만큼 크지는 않지만 베트남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2019년 비비카의 순 매출액 목표는 1 조 6,000 억동으로 전년 대비 12.5%가 증가했다. 순 이익 목표는 2018 년과 동일한 수준 인 1,100 억동이다. 지난 2012~2018년의 기간동안 비비카는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유지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으며, 현재 16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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