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부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6일 최근의 국내 중시 급락과 관련해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시장동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면서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한국 주식시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며 하루동안 시가총액이 5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무려 7.46% 추락한 569.7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이 600선을 내준 것은 약 2년5개월 만이며, 종가는 2015년 1월 8일(566.43) 이후 약 4년7개월만에 최저치다. 시장이 급락세를 보이자 한국거래소는 3년1개월여만에 '사이트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 제한)'를 발동하기도 했다.

코스피 역시 전 거래일보다 2.56% 하락한 1,946.98로 3년1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기금이 8년만에 최대치인 52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시장의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와 관련해 손 부위원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향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급변했다"며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 등 일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하락세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분쟁 이외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미국 금리인하 불확실성 등이 글로벌 증시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일본 수출규제 영향, 주력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 MSCI 지수 편입비율 조정 등이 추가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6일까지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장 초반 코스피가 1900선까지 하락했다"면서 "오늘 아침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미중 무역갈등이 통상문제에서 환율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본·호주 등 주요국 금융시장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부연했다.
 

손 부위원장은 특히 "최근의 증시 변동성 확대는 복수의 대외적 악재가 겹쳐 발생하면서,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일어난 측면이 크다"며 "현재 금융시장에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과도한 반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증시는 그간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의존한 오버슈팅이 발생하지 않았고, 글로벌 주식시장에 비해 기업의 순자산대비 주가비율(PBR)이 높지 않은 만큼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정부가 적극 대응하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불안심리를 자제하고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른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을 이미 준비해 놓고 있다.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 중에서 시장 상황에 적절한 정책을 취사선택해 신속·과감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면서 ""대외적 요인에 의한 국내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우리시장의 회복력(resilience potential)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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