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슈만은 슈베르트를 매우 존경했으며 슈베르트의 음악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널리 알렸다. 슈베르트가 확고히 닦아 놓은 예술가곡의 장르도 슈만이 이어나갔다. 슈만은 하나의 제목 아래 여러 곡을 모아 놓은 연가곡(song cycle)도 슈만과 클라라가 결혼하는 해인 1840년에 《시인의 사랑》, 《여인의 사랑과 생애》 등을 작곡했다. 

슈만은 연가곡과 같은 연작 원리를 피아노 작품에도 적용하였다. 짧은 피아노 성격소품(Character piece) 여러 곡을 한 제목 아래 묶었다. 1829-1831년 사이에 《파피용》, 1837년 《카니발》, 1838년 《다비드 동맹》, 《어린이의 전경》 등이 그러한 곡들의 묶음이다.

《어린이의 전경》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작곡한 곡으로 13곡의 소품들이 들어있다. 그 중 7번째 곡 ‘꿈(트로이메라이)Traümerei’는 단순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곡이다.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엔딩 장면에서 아주 사랑스러운 연주 장면으로도 나온다. 

 

‘호로비츠를 위하여’ 영화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가족영화로 베토벤,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슈만 등의 유명한 곡들이 등장한다.

 

러시아의 천재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1904~1989)처럼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지수(엄정하 분). 하지만 현실을 그러하지 못했다. 지수는 음대를 나왔지만, 변두리에서 피아노 학원을 시작하게 된다.

학원을 둘러보러 오던 날부터 한 아이가 눈에 띄었고 그 아이는 학원 오픈날 메트로놈을 가지고 도망간다. 그리고 학원 전단지도 떼어버리고 피아노 학원도 엉망으로 어질러 놓았다. 

말썽쟁이 아이의 이름은 윤경민(신의재 분). 경민이는 부모님 없이 막말하는 할머니(최선자 분)와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지수는 경민이에게서 피아노 천재성을 보게 되었다. 봉을 잡았다고 생각한 지수는 경민이를 내세워 성공하려고 콩쿠르에 내보낸다. 하지만 콩쿠르 당일 경민이는 강한 불빛에 어릴 적 사고의 트라우마가 다시 떠올랐다. 그 두려움에 경민이는 피아노를 쳐보지도 못하고 내려오게 된다. 그 후 지수는 경민이에게 말도 하지 않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경민의 할머니가 쓰러지게 되시고 지수는 경민이를 맡게 되었다.

화해모드로 경민과 지수는 공연을 본다. 우연히 공연 밖에서 지수의 대학 친구(정은)인 음대 교수를 만나게 되었다. 그 정은(윤예리 분)를 통해 독일 교수 부부를 알게 된다. 지수는 천재성을 가진 경민이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독일 교수 부부에게 경민이를 입양시킨다. 

 

시간이 흘러 지수는 결혼하고 공연을 보러 가게 된다.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는 어릴 적 입양 보낸 바로 경민(어른: 김정원 피아니스트 분)이었다. 그는 앙코르 음악으로 슈만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한다.

 

아주 특별한 사람을 위해서 한 곡을 더치겠습니다.
만약 그녀가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호로비츠의 연주]

 

<글 : 김유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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