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미풍양속 해치는 외설운동에 대한 벌금 부과
표현의 자유 침해 강력 반발...온라인상 각종 설전 이어져

[서울와이어 Nguyen Duy Bon (응우웬 쥐 본) 특파원 기자]

베트남 정부가 미풍양속을 해치는 외설적인 행위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다.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외부에 대한 문호를 개방한 베트남이 ‘외설’과 ‘예술’의 경계선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갈등에 맞닥 뜨렸다. 베트남의 미풍양속에 상충하는 표현과 광고들이 많아지면서다. 특히 최근에는 베트남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외설로 판단되는 행위가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 SNS등을 통해 급격하게 퍼지면서 정부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달부터 이른바 ‘외설 운동’에 대해 벌금을 부과한다. 스포츠 또는 운동 방법이나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사회와 관습을 위반하는 외설적 행위가 있을 때는 500~1,000만동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는 스포츠 분야에서 행정적인 위반을 제재하는 제46/2019/ND-CP호 통지서에 규정 된 조항으로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 외설행위(?)처벌, 애매한 기준으로 오히려 논란만 일으켜

 

논란을 불어일으킨 것은 제 7 조에서 규정된 내용으로 스포츠 관련 교육과 대회에서 과도하게 에로틱한 표현으로 관습에 위반될 경우 500~1,000만동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생명이나 건강을 위협하는 운동행위에 대해서는 1,000~1,500만동까지 벌금이 부과된다. 단, 법으로 허용되는 운동 방법등은 제외된다.

 

이번 결정은 최근 개인 SNS상에 퍼지고 있는 다양한 노출활동등과 무관치 않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서는 개인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스포츠 행위나 운동 방법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거나 아예 옷을 입지 않은 듯한 영상을 올리는 사례가 많아졌다. 자극적인 영상일수록 인기가 많아지다 보니 갈수록 노출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지매체와 인터뷰에서 “과도한 노출이나 외설행위를 억제하는 것이 주목적은 아니다.”며”위반사항 검토는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진행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의 이번 대책은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어느정도를 외설이라고 봐야 할지 애매한 기준과 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사실 논란의 불을 지핀 사건은 따로 있었다. 지난 6월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국)는 코카콜라 제품의 광고내용에 대해 ‘베트남의 전통과 풍습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2500만동의 벌금을 부과했다. 구체적인 위반 내용은 광고간판 설치 전 승인을 받지 않았고, 특히 광고문구가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것이다.

코카콜라 광고에 대한 처벌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만 불러 왔다.

당시 코카콜라가 광고에 사용한 문구는 ‘Coca cola 'Mở lon Việt Nam…’으로 ‘코카콜라 베트남 깡통(캔)을 연다.’라는 내용으로 뒤에는 매일 금이 쏟아진다는 표현이 더 붙어있다. 평범한 선물증정 이벤트다.

하지만 여기 쓰인 깡통(캔)이라는 단어가 문제가 됐다. 깡통을 뜻하는 ‘lon’은 성조를 붙여 ‘lớn’으로 표기하면 여성을 생식기를 뜻한다. 마치 베트남 여성과 부적절한 성행위를 의미하는 뜻처럼 변질되는 것이다.

 

문화국의 조치는 즉시 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에서 토론의 주제가 되었는데 놀랍게도 코카콜라는 비판하는 대신 여론은 문화국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베트남 문화국은 닌 티 튀 흐엉(Ninh Thi Thu Huong)이 직접 해명했는데 그 이후 더욱 여론이 악화됐다. 당시 문화국은 코카콜라에 대한 제재배경에 대해 미학적으로 부족하고, 베트남 관습에 맞지 않으며, 명확하지 않다는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코카콜라 사건이 터지고 각종 온라인상에는 이를 비판하는 풍자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미학적이고 관습에 대한 것은 너무 추성적인 개념인데다 광고에 대해 명확한 정보를 모두 담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반응을 일으키며 논리가 부족한 정부에 대한 비난이 가중됐다.

 

베트남 정부는 앞으로도 광범위한 영역에서 외설적인 여러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한동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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