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회생 가능성이 없지만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연명하는 ‘좀비기업’이 지난해 약 5300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좀비기업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지만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고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세계적인 금융완화 영향으로 수익성·재무성이 취약한 기업이라도 부채에 기대 연명할 수 있는 구조가 문제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완화 기조로 돌아서며 좀비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시장 혼란 등 충격이 가해지면 전 세계적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과는 니혼게이자이가 금융정보 서비스 퀵(QUICK) 팩트세트 등을 활용해 미국·유럽·일본·중국과 아시아 지역 상장사 약 2만6000곳(금융 제외)에 대한 재무 조사를 실시한 결과로 3년 연속 이자 규모가 영업이익을 넘어선 좀비기업 수는 전체의 20% 수준인 약 5300개사로 집계됐다. 2008년에는 약 1만8000개사(14%)가 좀비기업으로 분류됐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1439개사(유럽 기업 중 27.4%)로 가장 많았고 미국은 923개사로 2위였지만 미국 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2%에 달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617개사(26.3%)로 가장 많았고 중국(431개사, 10.8%), 한국(371개사, 18.4%), 대만(327개사, 19.1%)이 뒤를 이었다. 일본의 경우 109개사로 전체 기업의 3.3%만 좀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금융완화 분위기가 조성되며 재무구조가 취약해도 사채 등을 발행하기 쉬운 금융 환경이 됐다는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며 세계경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 둔화로 기업 실적이 나빠지면 금리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면 재무가 취약한 좀비기업의 조달금리가 상승해 자금난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