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오늘도 연일 계속되는 폭염중에 삼복(三伏) 가운데 첫번째 복날인 “초복”을 맞아 시장 나들이 계획을 세웠었다. 계획은 세웠지만 선뜻 나서지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익숙해지지 않는 재래시장의 환경이 머리에 먼저 그려지는 이유도 있다. 

하루가 무섭게 변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유독 발전이 더딘 부분이 전통시장의 경쟁력 부분이다. 물가는 소비 성장과 무관하게 초단위로 변하고 소비자의 소비취향도 시시각각 변하는데 뒷북을 치고 있는 그들의 계획은 안타까울 정도로 답답하다.  

  
TV나 경제관련 신문에서 연일 우려 섞인 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는 전통시장의 문제점을 접하게 되면 20년 넘게 우리 가족의 의(衣),식(食)에 도움을 주었던 “시장”이라는 곳이 천덕꾸러기가 된 것 같아 너무 속상하지만 강하게 부인할 수 없다는 현실에 더 속이 쓰리다.    

      
보도에서처럼 오늘날 전통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매출감소와 쇠퇴가 가속화 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시장경제에서 퇴출될 위기에까지 처해 있는데 그 이유로는 지역주민의 삶을 영위하는 전통시장 주변에 대형마트가 가장 큰 이유라고 하는데 실제로 전통시장에 가보면 어렵지 않게 실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런 겉잡을 수 없는 현상에 시장 상인들은 생계의 터전에서 망연자실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 한 나라의 시장구도를 큰 시각으로 보자면 전통시장도 있어야 하고 대형마트도 있어야 하고, 인터넷 쇼핑몰도 있어야 할 것이다.

살다 보면 삶에는 낡은 것도 필요하고 새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새로운 것이 항상 모두에게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게 시대의 흐름이라면 우리의 전통시장은 정체화의 늪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급속도로 확대화 되고 있는 대형마트와의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전통시장만의 특성화된 무언가를 상품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전에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 중 안타까운 점은 전통시장을 구성하는 상인들의 평균연령이 높아서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시도해 보려는 기회를 스스로 마련하려고 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한다.

상인들의 나이듦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지자체의 대책과 투자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몰락으로 치닫고 있는 요인 중 다른 하나가 시장 스스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똥고집도 한 몫 한다. 내가 시장을 갈 때마다 직접 느낀 불편함은 거의 대부분 상점의 결재방식에 카드 결재가 제외된 곳이 많고 배달도 불가능한데 주차 공간이 아예 없거나 협소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고객층과 젊은 고객층이 있어야 시장도 사는 것인데, 당장의 단골 손님만 쳐다보고 있는 사장 상인들의 고집스런 시각 때문에 오늘날 이런  침체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상인들의 높은 연령대 때문에 변화를 싫어하고, 그저 오늘 ‘내 장사만 잘되면 그만’ 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마인드로 안일하게 하루살이를 하고 있다는 날카로운 혹평도 들린다. 

찾아오는 소비자를 기다리는 영업방식을 고수하며, 자구책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정부나 자치단체의 손길에 기대려는 의존적 성향들이 강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일 것이다.

주변 시장을 방문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눈에 보이는 전통시장의 시장은 솔직히 많은 비용을 투자해 현대화를 꾀한다 해도 대형마트의 쾌적함과 편리함을 따라잡을 수는 없을것이다.

그렇다면 이 차가운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선적으로 대형 마트에는 없는 상품을 찾아 차별화를 두어야 하는데 이것마저도 기대에 미치고 못하고 있으며 전통시장을 자주 애용하는 알뜰족들의 1순위 체크리스트인 [품목별 가격비교]를 하려면 무질서하게 배치된 점포들을 찾아 헤매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좋은 물건을 싸게 사려면 시장을 모두 돌아다녀야 한다는 결론이다.

또,시장 전체를 돌아다니는 동안 쉽게 발견되는 새 주인을 맞이하지 못한 빈 점포들은 그나마 구매의욕까지 뚝 떨어뜨려 발길을 돌리게 하고 이런 모습에서 시장의 활기참을 찾기란 어불성설(語不成說) 이다. 

진정 전통시장을 사랑하는 나 같은 소비자에겐 상실감마저 들게한다.

바라건대 주5일 근무제로 평일 보다는 주말 쇼핑이 보편화되고 ,늦은 시각까지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직장인들의 부족한 소비시간의 단축을 위해서 발빠른 노력으로 빠듯한 시간 내에 필요한 물건을 쉽게 비교해 바로 구입 가능한 원스톱 쇼핑공간으로 우리 전통시장이 거듭나길 꿈 꿔본다.

이런 전통시장의 위축은 유통구조의 축을 흔들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솔직히 시장 상인들의 생계 위협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역사학적으로 의미있는 지역에 위치한  전통시장의 소멸은 문화유산을 사장(死藏)하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단 의견에 나도 의미있는 한 표를 던진다. 

전통시장을 관할하는 단체의 끊임없는 개발의지가 뒷받침해 주고, 또 실패이든, 성공이든 돈 주고도 사지 못할 경험의 노하우가 많은 상인들이 넓은 시각으로 새로운 희망을 품고 자발적인 노력을 같이 해준다면  가까이에 있는 전통시장도 대를 이어 물려 줄 수 있는 하나의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30~40년이 넘는, 어찌 보면 어마어마한 문화적 가치가 있는 전통시장이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지금, 누구 하나만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상생발전은 꿈 같은 얘기가 되고 만다. 

전통시장의 활성화라는것, 소박하지만 지역사람들과의 소통을 돕고 유쾌한 시장경제를 구축하여 매출증대를 이룰 수 있다면 일단 성공 아닐까???   

 

※ 다음번 기사는 창고형 할인마트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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