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로쇼핑 논현점 /사진=이현영 기자

 

[서울와이어 이현영 기자]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올해 2분기 첫 적자를 기록하면서 신세계그룹에 대한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이마트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기존 점 리뉴얼 등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뚜렷한 업황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워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마트 주가는 전 거래일인 지난 9일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52주 최저가인 10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연결 기준 영업적자 299억원을 기록한 이마트의 2분기 실적을 시장 전망치를 훨씬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삐에로쇼핑과 부츠 등 전문점의 영업적자가 188억원이나 됐고, 할인점의 영업적자도 43억원으로 부진했다.

 

주요 자회사인 SSG닷컴의 영업적자는 113억원, 이마트24는 64억원, 조선호텔은 56억원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부진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느냐다.

이마트는 2분기가 전통적 비수기이고 재산세를 내야 하는 분기여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것일 뿐 하반기에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기존 점 리뉴얼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이기도 한 상시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온라인에 밀리는 양상이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등 경쟁력 있는 전문점은 출점을 확대하고 부츠 등 실적이 부진한 전문점은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 중심의 운영을 강화할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실적 개선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3·4분기의 경우, 2분기에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던 재산세 부담이 없지만, 오프라인 할인점에서 이익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온라인 사업 부문도 경쟁 심화로 적자 폭 축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할인점 외형 축소가 지속하면서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이 가중돼 영업이익 하락세가 가속하고 있다"며 "SSG닷컴도 6월 말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영향으로 3분기에 적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마트 업체들은 경기 둔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 힘겨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마트는 자회사인 SSG닷컴을 통해 새벽 배송 시장에도 뛰어들었고, 이마트24와 삐에로쇼핑, 스타필드 등에도 적잖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만년 흑자 기업이던 이마트의 적자 전환은 큰 충격"이라며 "위기 탈출을 위해 정용진 부회장 주도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는 있지만, 단기간에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hyeon0e@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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