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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송은정 기자]지난달 초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수출규제 이후 일본 소재 기업들이 수출 우회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포착 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은 스미토모화학, JSR, 스텔라, 모리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들이 우리 기업에게 소재를 수출하는 절차가 까다로워져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피해가 불가피 해졌다.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높은 것은 물론 당장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탈(脫) 일본'을 선언하며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 등 대책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우리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일본 주요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 소재 기업의 핵심 고객이자 시장이다.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했으니 우리 기업은 공급처를 잃었지만 일본 소재 기업은 고객사를 잃은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소재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일본 소재 기업이 우리 기업에 판매하는 물량도 만만치 않다.


일본 소재 기업도 시장을 잃었으니 일본 정부 수출규제 여파 파장이 큰 셈이다.

 

이에 일본 소재 기업들은 수출 규제 우회로를 찾으려는 '신호'가 감지됐다.

 

고순도 불화수소를 공급하는 모리타 야스오 모리타화학공업 사장은 일본 언론 니혼게이자이와 인터뷰에서 "일본 기업의 점유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면서 "연내 중국 합작 공장에서 고순도 불화수소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국에서 생산한 불화수소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걸리니 우회 공급망을 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모리타화학은 중국 공장에서 무수 불산을 들여와 일본에서 고순도 불화수소를 만드는 기업이다.

 

기존의 우리나라에 되팔던 과정을 없애고 중국 공장에서 고순도 불화수소를 직접 생산해 바로 우리나라에 공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벨기에 한 업체로부터 6개월치 이상의 포토레지스트 물량을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에 포토레지스트를 공급한 일본 도쿄오카공업(TOK)도 인천 송도 공장에서 소재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은 국가별로 분업화돼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공급망 하나를 차단시킨다면 여파는 커진다.

 

공급받는 자뿐만 아니라 공급하는 자도 공멸할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일본 기업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회 공급로를 찾느라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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