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반발에 중국산 관세 일부 9월 1일서 12월 15일로 연기
미중 무역대표단 전화통화 후 전격 발표
주요 외신 “美농산물 수입 확대·화웨이 제재 완화 대화 오갔을 것”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실시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발동과 관련 스마트폰과 의류 등 일부 품목은 연기하겠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에서 “스마트폰과 장난감, 비디오 게임기 등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오는 12월 15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안전·국가 안보 문제와 관련된 일부 품목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덧붙였다.

USTR은 당초 오는 9월 1일부터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이 경우 연간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지난 1일 “중국이 농산물 구매를 실행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제4탄 관세 부과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발동 일부 연기를 즉각 시인하지 않고 중국에 대한 불만을 재차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은 우리의 위대한 미국 농부들에게 큰 구매를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말할 것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미국의 관세 일부 연기나 폐지 조건으로 미국산 제품, 특히 콩 구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과 CNBC 등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짖눌렸던 시장의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며 중국과 멕시코 등에 관세 카드를 내밀며 협상 우위에서 섰던 트럼프 대통령이 태도를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도 미국의 대중 관세 연기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 소비재가 40%를 차지하는 점이 미국 내 반발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4탄 관세 부과가 발표된 후 미국 산업계 등에서는 자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반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제품 관세 발동이 9월 1일이 아닌 12월로 연기됐다는 점은 크리스마스 시즌 제품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이후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일부 관세를 연기한 것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USTR의 이번 조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대표단 통화 직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전화 통화를 한 후 이같은 결정이 발표됐다며 양측이 2주 내 다시 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미중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등에 대한 의견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두 번째 전화에서 의견을 모아 미국의 추가 관세 발동을 멈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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