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금융권이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 문제를 해결하는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경영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우량 기업의 영속성 유지를 위해 컨설팅,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 지원에 나선 것이다.

현재 가업승계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다.

중소기업의 효과적인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6월 1230억원 규모의 ‘엑시트 2호 사모펀드’를 결성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8월 ‘신성금고’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8개 기업에 총 804억원 규모의 엑시트 사모펀드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창업주가 고령화된 우량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가업승계에 곤란을 겪고 있다”며 “역량 있는 기업의 소멸을 방지하고 혁신기술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엑시트 사모펀드 투자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은행권 최초로 'KB가업승계신탁'을 출시했다.

KB가업승계신탁은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보유한 주식을 은행에 신탁하고, 본인 사후에 미리 지정한 승계자에게 상속하는 상품이다. 별도 유언 없이 신탁계약에 따라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은행 측은 "가업승계자를 미리 지정함으로써 경영권 분쟁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지속경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개인과 법인(CEO 포함) 자산관리(WM)고객을 대상으로 유산정리, 가업승계, 기업매각 등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KB 가업자문 로열 골드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삼성증권

 

KEB하나은행은 가업승계 종합컨설팅 서비스 '하나 100년 기업승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가족간 자산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는 ‘리빙 트러스트(Living Trust) 서비스’ △중견‧중소기업의 안정적인 후계자 승계를 지원하는 ‘기업승계 서비스’ △기업공개(IPO), 매각 및 인수를 지원하는 ‘기업매각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최근엔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위해 법무법인 율촌가 법률자문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지환 하나은행 기업영업그룹장은 “최근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기업승계에 대한 컨설팅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처럼 ‘하나 100년 기업승계 서비스’가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기업승계를 위한 토탈 솔루션으로 자리잡도록 필요한 외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도 가업승계 컨설팅 서비스를 운영하고 관련 세미나를 실시하는 등 가업승계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업계도 가업승계 컨설팅 강화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증권은 최근 가업승계연구소를 신설했다. 이 연구소를 통해 가업승계 전반에 대한 컨설팅과 함께 승계받는 후계자의 양성, 상속과 증여, 인수·합병(M&A) 등 실제 가업승계 실행에 이르는 전과정에 걸쳐 '토탈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 지난 2월부터 법인금융센터를 운영 중이다. 법인을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 및 자금조달 지원까지 원스톱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가업승계·세무·부동산투자 자문도 지원한다.

 

유안타증권

 

이밖에 KB증권은 기업인 세무자문센터를 운영 중이며, 신한금융투자는 가업승계 등을 지원하는 '신한 파트너즈 서비스'를 적극 혹보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신영증권 등도 가업승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BDA파트너스(BDA)와 가업승계 컨설팅 및 해외 유망 투자상품 공동 발굴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중소·중견기업 소유주,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가업승계 및 상속·증여 관련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업승계를 해야 하는데 세금폭탄이 걱정인 기업, 매각을 희망하지만 방법을 모르는 기업 등 여러 부분에 있어 컨설팅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이 생각보다 많다"며 "반대로 은행이나 증권사는 WM 고객 유치에 대한 니즈가 있다. 양 측의 필요조건이 맞물려 가업승계 컨설팅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우리나라 가업승계 현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 중소·중견기업 9만7500곳 중 가업승계를 완료한 기업은 전체의 3.5%에 그쳤다. 가업승계가 원활하지 못한 배경으로는 상속세 부담, 엄격한 사후규제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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