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탄소섬유가 플라스틱 저장용기를 감아서 성형하는 수소저장용기 제작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현준 효성 회장, 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탄소섬유로 '소재강국 대한민국'을 이끌겠다." 효성은 20일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효성의 도전을 높이 평가하며 "초고강도·초고탄성 탄소섬유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효성은 이번 협약식에서 오는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해 현재 연산 2000톤 규모(1개 라인)인 생산규모를 연산 2만4000톤(10개 라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1차 증설이 진행 중으로 오는 2020년 1월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하고, 2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2028년까지 10개 라인 증설이 끝나면 효성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19년 현재 11위(2%)에서 글로벌 3위(10%) 수준으로 올라서게 된다. 고용도 현재 400명 수준에서 대폭 늘어나 2028년까지 23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효성과 전라북도, 전주시 등 정부∙지자체 간 ‘신규 증설 및 투자지원을 위한 투자 협약식’ △산업통상자원부와 효성, 일진복합소재, KAI 등 탄소소재 관련 기업 간 공동 테스트 등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얼라이언스 MOU 체결식’이 차례로 진행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탄소섬유 산업의 미래 성장성과 일본 견제를 동시에 염두에 뒀다는 게 업계 평가다.

탄소섬유는 자동차용 내외장재, 건축용 보강재에서부터 스포츠레저 분야, 우주항공 등 첨단 미래산업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꿈의 신소재'다.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이지만 10배의 강도와 7배의 탄성을 갖고 있다.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훨씬 뛰어나 '미래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아울러 정부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한 수소경제 시대의 핵심소재로도 꼽힌다. 수소차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 이용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효성은 지난 2011년 전라북도와 전주시,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과 협업을 통해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 2013년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 개발이다.

조현준 회장은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어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이 가능한 이유는 소재부터 생산공정까지 독자 개발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기술적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또 다른 소재 사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핵심 첨단소재인 탄소섬유 분야에서 민간이 과감히 선제 투자를 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초고강도·초고탄성 탄소섬유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국내 탄소섬유 산업 생태계 개선, 탄소 연구·산업 인력 배출 등을 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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