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중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 총재 심포지엄 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더 둔화할 증거가 있다”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에서는 금리인하가 통화완화 노선 전환이 아닌 중간 사이클 조정이며 추가 금리인하 신호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로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은 7월 30~32일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10여년 만에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가 정책 기조 재보정이며 중간 사이클 조정을 위한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23일 연설에서 “미국의 경제 전망은 여전히 좋지만 계속해서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성장 지속을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는 9월 17~18일 열리는 FOMC에서 통화완화에 나설 것인지, 연내 금리인하 횟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무역분쟁에 따른 리스크 관리, 2%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등을 이유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0.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준 내부에서 여전히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매파’가 남아 있지만 조기 완화를 요구하는 ‘비둘기파’ 의원 사이에서 0.5%포인트 대폭 인하론이 나오고 있다며 연준이 조기 금리인하 방향으로 기울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잭슨홀 미팅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며 “0.5%포인트 금리인하가 선택 사항으로서 부상하고 활발하게 논의될 것”이라며 9월 FOMC에서 인하폭이 확대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불러드 총재 발언 후 선물시장에서는 9월 0.5%P 금리인하 전망이 거의 제로(0)에서 10%로 상승했다. 파월 의장을 지지하는 연준 2인자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도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지난달 FOMC 후 세계 경제는 확실히 악화하고 있다”고 평가해 조기에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 경제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면서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이 9월 연준의 금리인하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연준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 연설 후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시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언제나 연준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파월 의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중 누가 더 큰 적이냐”고 폄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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