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무위키]

 

[서울와이어] 베트남 전쟁 배경을 그린 영화 중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디어 헌터’가 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카바티나》의 주제곡은 많은 악기로 편곡되어 영화보다 더 유명한 음악이 되었다. 영화 중에 쇼팽의 《녹턴 Op.15 No.3》도 중요한 부분에 등장한다. 쇼팽  《녹턴 Op.15 No.3》은 영화에서 펼쳐질 미래를 피아노 한 곡으로 함축해 버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한마을에서 러시안계이며 젊은 노동자들인 마이클(로버트 드 니로 분), 닉(크리스토퍼 월켄 분), 스티브(존 세비지 분), 스탠리(존 카제일 분), 엑셀(척 아스페겐) 등이 있다. 이들은 사이좋은 친구들이다. 그중 스티븐이 결혼을 한다. 결혼 전과 후는 분주하고 축제 분위기이다. 신랑신부가 와인을 마실 때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마셔야 행복하다는 사회자 말에 하객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고 들뜬 분위기이다. 하지만 붉은 와인은 하얀 웨딩드레스에 두어 방울 떨어진다.

 

파티의 분위기는 지나가고 스티븐을 제외한 마이클과 존(조지 던자 분)을 포함한 다섯 친구는 마지막으로 사슴 사냥을 한다. 그리고 존의 클럽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내일이면 마이클, 닉, 스티븐은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다. 미래에 대한 암시일까? 다시는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알고 있었을까? 갑자기 존은 쇼팽의 《녹턴 Op.15 No.3》을 연주한다. 이들은 모두 약간의 미소를 서로에게 보이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무거운 마음을 함께 나누며 조용히 피아노를 감상한다.

 

마이클, 닉, 스티븐은 베트남 참전 후 운 나쁘게 베트콩의 포로가 된다. 베트콩은 포로들을 놓고 러시안룰렛 게임을 하면서 즐긴다. 총구에 한발의 실탄을 장전한 채 자신의 머리를 겨냥한다. 방아쇠를 당기면 복불복으로 그 총알이 나오면 죽고 안 나오면 산다. 죽을 확률은 1/6이지만 그 한방이 100% 일 수 있다. 영화 포스터에도 나오 듯 총구를 관자놀이로 겨냥하는 목숨 건 게임이다. 

 

쇼팽의 《녹턴》은 21개의 곡으로 되어있고 작곡 연대는 1827-1846년 사이이다. 출판은 1833년 이후에 되었다. 녹턴은 ‘밤의 기도’를 의미하는 라틴어 ‘Notunrnus’에서 유래되었고 저녁이나 밤에 연주하는 음악으로 ‘야상곡’이라고 한다. 쇼팽 이전 아일랜드의 작곡가인 존 필드(John Field, 1782-1837)가 창작한 장르를 쇼팽이 발전시켰다. 

 

녹턴은 하나의 작품 번호에 2-3개의 곡이 들어있다. 예를 들어 Op.9는 No.1, No.2, No.3으로 세 개가 작품 번호 9번인 Op.9 안에 있다. 어느 모 드라마에서 Op.9-2를 Op.9의 2악장이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었는데 그렇게 읽으면 안 되고 ‘작품 번호 9-2’ 이라고 하는 것이다.

녹턴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곡은 Op.9-2와 Op.27-2이다.

 

[영화 '디어헌터'에서]

 

 

<글 : 김유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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