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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며칠 전 우리나라 70세 고령자 수만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통계청 '2018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 방식 집계결과)' 보도가 있었다. 소위 '초고령화 사회' 문턱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내국인 중 0∼4세 인구는 사상 처음 200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노년 부양비 역시 역대 처음으로 20.9를 기록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노인 20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노인을 절대 ‘사회의 짐’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시대적으로 ‘어른 뺨치는 아이’ 시절부터 우리나라를 책임져 온 분들이, 애들 결혼시켜서 한숨 돌릴 때쯤 자식들이 맡긴 손주육아를 다시 시작하고, 온 동네 사우나 투어를 하며 땀 빼고 달걀, 식혜 실컷 먹고 다시 땀 빼고를 반복하고, 공짜 지하철 타고 무작정 돌아다니며 파고다 공원에 가서 남의 장기 훈수나 두다가 운 좋으면 막걸리 한잔 얻어 마시고, 돌아오는 공짜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 안 한다고 언성 높이며 ‘시간 죽이기’를 반복하고 있는 게 우리나라 노인 분들의 현실이다.   

이 공짜 지하철… 정말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그 예산으로 무조건 65세 이상 노인에게 ‘공짜’ 대신 ’차등 할인율’을 적용해서 재공하고, 고령층이 당면한 고통스러운 상황인 돈 없이 오래 사는 것, 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 소일거리 없이 혼자서 오래 사는 것을 해결 하는데 나머지 예산을 지원해주었으면 한다. 

기초연금 도입과 정년 연장 등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여전히 노후에 기초적인 생계를 유지하기는 어렵고, 장기요양보험, 치매관리법 등 노인 돌봄과 요양지원이 강화되었지만 역부족이다. 또 산업화·정보화시대를 거치면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삶을 지배하고 삶은 빛의 속도로 빨라지고 있어 노인이 돼서도 자산인 ‘연륜’만으로는 살기 힘들고, 이해하기 어려운 새로운 것들을 접해야 한다. 자동적으로 ‘디지털 소외자’ 그룹에 입성하게 된다. 

부모는 누구나 될 수 없어도, 노인은 누구나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선택이지만 오래 사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그런데 축복과 선택이 결합해 파괴력이 큰 위협이 된다면…. 그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이들이 고통 없이 삶의 무대에서 퇴장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노인이 됐을 때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편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일할 수 있는 고령층의 취업을 도와 연금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족한 소득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고용서비스도 강화하고 고령자에게 지급되는 기초소득과 의료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노인 세대의 문화와 신체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인 인권과 그들의 감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과 홍보도 필요하다. 

고령화는 솔직히 암울한 메시지를 던진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나라의 경제부분에 하락을 동반하고 실과 바늘처럼 나라의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인구가 줄어드니 세금수입은 줄것이고 고령인구가 늘어나니 복지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는 이 역할을 담대하게 수행하면서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민간 부문에서도 고용과 복지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임무를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노인이 주역인 나라는 없겠지만 적어도 노인의 당당한 퇴장을 보장해주는 것이 나라의 그 소명이어야 하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어쩌다 어른 되었고, 어느새 노인이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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