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키피아]

 

[서울와이어]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는 헝가리 음악가로 피아노의 왕, 피아노의 거장, 피아노의 황제, 피아노의 파가니니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나는 피아노에만 국한 시킬 음악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리스트는 1811년 헝가리의 도보리얀(현재는 오스트리아 라이딩)근처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아담 리스트(Adam Liszt 1776-1827)는 에스테르하지(Esterha′zy)가문의 토지 관리인으로 영지를 관리하는 집사이자 궁정 음악가였다. 에스테르하지가는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이 30년간 봉직한 가문이었다. 하이든은 리스트가 태어나기 2년 전에 사망하여 리스트가 직접 본 적은 없다. 리스트의 아버지는 리스트를 훌륭한 음악가로 키우고 싶어했다. 마치 모차르트가 ‘파파보이’였던 것처럼 리스트 역시 그러했다. 아담 리스트는 1820년 헝가리 귀족들의 연회에서 9살의 프란츠 리스트의 천재적인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실력에 감탄한 귀족들은 6년간 재정적 후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아버지는 거의 매니저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프란츠 리스트를 교육했다. 

1821년 아버지와 리스트는 본격적인 음악공부를 위해 빈으로 갔다. 리스트는 체르니에게 피아노를, 살리에리에게도 작곡을 배웠다. 1822년 빈의 데뷔 연주회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파리로 갔다. 리스트는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고자 했으나, 당시 파리 음악원 원장인 케루비니(Luigi Cherubini)가 외국인은 입학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교칙을 내세워 입학할 수 없었다. 다시 빈으로 돌아가 작곡을 배우고 1막짜리 오페라 《돈 상슈》를 작곡하였다. 

1827년 장티푸스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리스트는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을 중단했다. 생계를 위해 피아노 레슨으로 돈을 벌었고, 독서와 작곡에 몰두했다. 

 

리스트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왔다. 리스트의 제자이며 프랑스왕 샤를 10세의 상공 대신의 딸인 카롤랭 드 생크닉이었다. 카롤린과의 첫사랑은 카롤린 아버지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리스트는 엄청난 절망과 함께 사제가 되려 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포기했다. 

 

리스트는 문학에 관심을 갖고 빅토르 위고, 하인리히 하이네 등의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스렸고 이후 파리 사교계의 유명 인사(위고, 발자크, 뮈세, 하이네, 비니, 들라크루아, 베를리오즈, 쇼팽 등)와 교류했다. 

1832년 리스트는 파리 자선 연주회에서 파가니니의 연주를 들었다. 파가니니(Nicoló Paganini 1782-1840)는 비르투오소의 대표자로 슈만, 쇼팽 등도 “나도 파가니니처럼 피아노를 연주하고 싶다”라는 목표의식을 갖게 한 바이올리니스트이다. 비르투오소(virtuoso)란 뛰어난 연주 실력의 거장을 소개할 때 쓰는 말로 파가니니 이후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등과 같이 현란하고 화려한 기교의 음악가들의 음악을 일컫는다. 

 

리스트는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연습과 연습을 거듭한 결과 피아노의 비루투오소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피아노에서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주었다. ‘피아노의 시인인 쇼팽’과 좀 다른 면은 쇼팽은 전주곡, 에튀드, 발라드 등 기존에 있던 음악장르를 피아노에 접목하여 발전시킨 것에 반해 리스트는 관현악의 음악을 피아노로 편곡하는 것도 많았다. 

 

파가니니의 비르투오적인 바이올린에 충격을 받은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작품을 피아노곡으로 편곡했다.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b단조 중 3악장 ‘라 캄파넬라’》를 1832년 피아노《작은 종에 의한 화려한 대 환상곡(Grand Fantasia de Bravoure sur La Clochette》으로 편곡 했으며 1851년 《6곡의 파가니니 대연습곡》에서 다시 한번 수정했다.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 ‘라 캄파넬라’》]

 

[《작은 종에 의한 화려한 대 환상곡(Grand Fantasia de Bravoure sur La Clochette》 3:40부터 익숙한 ‘라 캄파넬라’ 선율이 나오는데 그 전 3분 정도 가량부터 들으면 리스트의 비르투오소 스타일을 알 수 있다.]

 

[《파가니니 대 연습곡 3번 ‘라 캄파넬라’》]

 

<글 : 김유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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