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명철 기자] 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은 리스트의 수많은 여성의 팬을 접게 한 마지막 여인이자 제2의 음악의 길을 제공해 준 장본인이다. 그녀는 비르투오소 연주자로 스타의 길을 누리는 리스트에게 이제 정착하면서 작곡에 집중하라고 제안했다. 1848년 리스트는 연주 생활을 정리하고 독일 바이마르 궁정 음악감독으로 부임하여 작곡에 전념하고자 했다. 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도 함께였다. 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은 아직 남편과 이혼이 되지 않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좋지 않았다. 게다가 피부병이 생겨서 몸 상태가 안좋았던 상황이었다. 리스트는 몸과 마음이 아픈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에 《위로》Consolation라는 제목으로 6곡의 피아노의 솔로 작품을 냈다. 제목이 된 ‘위로’는 프랑스 작가 샤를 오귀스탱 생트 뵈르(Charles Augustin Sainte-Beuve, 1804-1869)의 시에서 가져왔다. 그중 3번이 가장 유명하다.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결혼은 정략결혼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교황청에 끊임없이 탄원서를 제출했다. 당시 가톨릭에서는 이혼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13년 후 바티칸에서 청원이 수리되어 "비트겐슈타인 공작과의 혼인은 무효"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들은 리스트의 생일날 결혼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인 비트겐슈타인 공작이 반대로 모든 게 무효로 돌아갔다. 리스트와 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은 리스트와 끝내 혼인하지 못했고 1858년 리스트는 바이마르 음악감독을 사직하고 로마로 이주하였다. 그리고 1865년 리스트는 성직자인 사제 서품을 받고 이후 종교 음악을 작곡하였다.

 

첸 카이거 감독의 중국 영화 ‘투게더(Together)’는 천재 바이올린 샤오천(당운 분)의 이야기이다. 샤오천의 아버지인 리우 청(류패기 분)은 가난한 시골 요리사이다. 그는 천재 바이올린 실력을 갖춘 아들 샤오천의 성공을 위해 헌신한다. 시골에서 언제나 1등을 차지했던 능력자인 샤오천이 대도시인 북경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5등에 머무른다. 그러나 낙심하기엔 이르다. 리우 청은 우연히 화장실에서 샤오천이 1등감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시골 출신의 촌뜨기 아버지는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인 지앙 교수(왕지문 분)를 찾아가 샤오천을 맡아달라고 한다. 지앙 교수는 실력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샤오천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지만, 리우 청의 고집에 결국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오히려 리우 청은 점차 아들 샤오천 성공에 지앙 교수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유 교수(첸 카이거 분)의 라인으로 옮겨 탄다. 샤오천이 지앙 교수에게 마지막으로 레슨받는 날 둘의 사제들은 리스트의 《위로 3번》을 함께 연주한다.

 

[피아노 버전-리스트의 《위로 3번》]

 

[바이올린 버전-리스트의 《위로 3번》]

 

<글 : 김유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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