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한 여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주요국 국채금리 하락세가 멈췄다.

하락 폭이 가장 컸던 독일 국채금리를 비롯해 미국·영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도 반등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취급한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와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DLF의 예상 손실율은 크게 줄었다.

16일 기준 각각 1/2, 1/3이 정상 수익권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추가 상승이 이어져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최소화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다른 문제는 앞으로의 일이다. 이번 사태로 '파생상품=나쁜 상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진 모양새다. 이른바 ‘파생포비아(파생상품+공포증)’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세이브로)에 따르면 8월 DLS(파생결합사채 DLB 포함) 발행금액은 2조192억원으로 7월보다 35.1% 감소했다.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 역시 5조275억원으로 35.2% 뒷걸음질 쳤다.

이들 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죄인으로 낙인이 찍혔다. 실적 욕심 때문에 팔아선 안 될 상품을 팔았다는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일각에선 은행의 DLF 판매 허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은행의 파생상품 판매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본질적으로 들여다 봐야할 것은 불완전판매 여부이지, 판매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은행이 다양한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오히려 자본시장 발전에 긍정적이라는 게 다수의 시각이다.

금융당국에 바라는게 있다면, 정치권 주장이나 여론에 떠밀려 시장을 죽이는 우를 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당국이 해야 할 역할은 섣부른 잣대를 들이대 시장을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련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상품의 안전한 설계를 유도하고 프라이빗뱅커(PB)의 설명 의무를 강화하는 것 등이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어리석음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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