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인간에게는 감정이라는 심오한 부분이 있다. 감정은 나를 혹은 상대방을 기쁘게도, 설레게도, 우울하게도, 나아가 눈물을 흘리게도 한다. 더욱이 감정은 음악과 함께 할 때, 특별한 기억과 상승효과가 나타난다.

이미 지나간 드라마지만 아직도 크러시의 '뷰티풀(Beautiful)' 노래를 들으면 '도깨비'가 떠오른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킹스맨 전편)'의 하이라이트에 나오는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 1857-1934)의 노래도 그러하다.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왼), 킹스맨 골든서클 포스터
 
엘가는 영국을 대표하는 음악가 중 한 사람이며 웨딩곡으로 유명한 '사랑의 인사'를 남겼다. 이 영화 속에서 보면 발렌타인 악당이 사람들 목에 보안이식칩을 심었었다. 보안이식칩이 터지는 장면에서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이 나온다. 사람들의 머리가 폭죽처럼 터지면서 다소 잔인하게 보일 수 있는 장면을 불꽃놀이 축제처럼 반전으로 만든 것은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Uzd_dQnoRY)

올 하반기 개봉된 '킹스맨 골든서클'에서는 비극적인 복선을 존덴버(John Denver)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Take me home, country road)' 음악으로 시작한다.

내용은 이러하다. 전편에서 발렌타인에게 총에 맞아 죽은 줄 알았던 해리(콜린퍼스 분)가 기억을 잃고 살아있었다. 그는 새로 등장한 비밀조직 ‘스테이츠맨’ 요원들에 의해 다행히 구조된 것이었다.

악역인 포피(줄리안 무어 분)는 캄보디아 정글 속에서 ‘포피랜드’를 건설하고 마약에 바이러스를 투입하며 판매한다. 전 세계에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녀는 마약을 합법화해야만 해독제를 풀겠다고 협박하고, 대통령에게 협상을 요구한다.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는 사이,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은 무수히 죽어간다.

정의로운 해리, 애그시(태런 에저튼 분) 그리고 멀린(마크 스트롱 분)은 이를 해결하고자 ‘포피랜드’에 잠입한다. 해리는 정글에서 지뢰를 밟게 되며, 멀린이 해리를 밀치고 자신이 대신 지뢰를 밟게 된다. 멀린은 지뢰가 터지기 직전, 죽음을 앞둔 장면에서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을 부른다.

이 음악은 영화가 끝날 때 까지도 마음 한켠을 시리게 한다. 나에게는 존덴버의 음악이 영화 한편과 함께 마음속 아름다운 감정의 한 페이지를 남겨줬다.

◎ 낙엽이 떨어지는 이 가을, 당신도 존덴버와 함께 감정을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요? 참고로 멀린이 부른 노래와 존 덴버의 음악을 비교하면서 들어보는 것도 좋은 듯합니다.

<글: 김유나 컬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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