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율 최대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돼지 농가는 물론 방역당국에 초 비상이 걸렸다.(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상준 기자] 폐사율 최대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돼지 농가는 물론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ASF 상황실·대책본부를 일제히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관리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ASF 발생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발병 농장 돼지를 전부 살처분하고 이틀간 전국에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폐사한 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확진됐다"면서 "이에 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 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고 발표했다.

이 양돈농장 관리인은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숨져 있는 어미 돼지 5마리를 발견해 농식품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는 모두 고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시 연다산동 돼지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2450마리와 이 농장주의 아들이 운영하는 파평면 소재 농장 돼지 1400마리, 아내가 키우는 법원읍 농장 돼지 850마리 등 모두 4700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농식품부는 발병 신고를 접수하고서는 살처분과 함께 신고농장의 농장주, 가축, 차량, 외부인 등의 출입을 통제하고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도 운영하며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조치를 강화했다.

이 농장의 돼지가 어떤 경로로 전염병에 걸렸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 원인으로는 ▲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남은 음식물을 먹이거나 ▲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을 다녀왔거나 ▲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이 지목돼왔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어떤 경우도 들어맞지 않는다.

 

김 장관은 "지금으로서는 눈에 드러난 발생 경로를 우리들이 당장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그래서 오늘 아침부터 역학조사반을 투입해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함에 따라 우선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 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첫 발생한 경기도에서 다른 시·도로 돼지 반출을 일주일간 금지하는 긴급조치도 더불어 시행됐다.

아울러 이 전염병 전파 원인으로 알려진 남은 음식물 돼지 급여를 전면 금지하고, 전국 양돈 농가 6300호에 대해 고강도 예찰을 시행한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돼지고기를 섭취해도 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며 "돼지고기를 먹을 때 감염 걱정을 할 필요는 없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섭취하면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열병이 북한에서 유입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062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32.9%나 급등했다.

특히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에서 가까운 수도권 도매시장의 경매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수도권에 있는 도드람 공판장에서 돼지고기 경매가는 전날보다 ㎏당 59.8%나 폭등한 6658원이었고, 농협부천에서 경매된 돼지고기 가격은 전날보다 48.8% 오른 5995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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