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관계된 양돈 농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하성 기자] 폐사율 최대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도 파주서 처음으로 발생한데 이어  연천군의 돼지 사육 농가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확진 판정을 받아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전국 돼지 농가는 물론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연천군 의심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17일 경기도 연천군의 돼지 사육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의 한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데 이어 두 번째 의심 사례다.

   

의심 신고된 연천군 백학면의 양돈농장은 돼지 2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며, 어미돼지 한 마리가 폐사하자 이날 오후 2시께 경기도 축산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18일 검사 결과 경기 연천 돼지농장에서도 확진 판정이 내래져 초비상이 걸렸다.

    

해당 농장 반경 500m 이내에는 이 농장 외에 2개 농가가 돼지 45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며, 반경 3㎞ 이내에는 3개 농가가 85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농식품부는 의심 신고를 접수하고서는 해당 농가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 가축 및 차량 이동통제, 소독 등 긴급방역 조치를 취했다.

   

농식품부는 정밀 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인되면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긴급 살처분 등 필요한 방역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ASF 상황실·대책본부를 일제히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관리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는 발병 농장 돼지를 전부 살처분하고 이틀간 전국에 48시간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폐사한 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확진됐다"면서 "이에 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 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고 발표했다.

이 양돈농장 관리인은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숨져 있는 어미 돼지 5마리를 발견해 농식품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는 모두 고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시 연다산동 돼지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2450마리와 이 농장주의 아들이 운영하는 파평면 소재 농장 돼지 1400마리, 아내가 키우는 법원읍 농장 돼지 850마리 등 모두 4700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농식품부는 발병 신고를 접수하고서는 살처분과 함께 신고농장의 농장주, 가축, 차량, 외부인 등의 출입을 통제하고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도 운영하며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조치를 강화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돼지고기를 섭취해도 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며 "돼지고기를 먹을 때 감염 걱정을 할 필요는 없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섭취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ASF가 발병한 경기도 파주 돼지농장과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이 123곳으로 파악됐다.

   

경기도는 확진 판정 14일 이내에 해당 농장을 방문한 분변·사료·가축 운반 차량이 다녀가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은 현재까지 모두 123곳으로 파악됐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에 대해서는 임상 예찰과 전화 예찰을 병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21일간 이동제한 조치를 했다.

   

발생농장 농장주의 가족이 운영하는 파주시 파평면 농장과 법원읍 농장의 돼지를 임상 예찰한 결과 이상 증세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3시 현재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062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32.9%나 급등했다.

특히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에서 가까운 수도권 도매시장의 경매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수도권에 있는 도드람 공판장에서 돼지고기 경매가는 전날보다 ㎏당 59.8%나 폭등한 6658원이었고, 농협부천에서 경매된 돼지고기 가격은 전날보다 48.8% 오른 5995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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