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YTN화면 캡처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가운데,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우디는 드론 공격을 받은 두 곳의 가동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절반으로 줄어들 전망인데, 이에 따라 유가도 비상이 걸렸다.

실제로 국제 상품시장에서는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으로 생산 차질과 중동 불안 우려가 증폭되며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4.7%(8.05달러) 급등한 배럴당 62.90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 9월 22일 15.7% 급등한 이후 11년 새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7년 12월에 발표한 '국제유가 상승의 한국 경제 파급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분기 평균 배럴당 60달러로 오를 경우 1년 후 한국 실질 GDP는 0.22%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원유가 70달러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현경연은 70달러까지 오를 경우 0.59%, 80달러까지 치솟을 때는 0.96% 줄어든다고 판단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기업 생산비용이 올라 투자가 줄어드는 데다 가계의 소비심리도 악화하는 영향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5월 내놓은 '국제유가 변동이 산업별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자료를 보면 원유 수입가격 10% 상승 시 국내 산업 생산비용은 0.57% 증가하게 된다.

반면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공급 계약이랄지 비축상황 여러 가지 상황 감안하면 우리 경제에서 원유 수급 때문에 단기간에 위축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우리가 보유 중인 원유는 2018년 말 기준 약 2억 배럴이다. 이 수치는 정부 9600만 배럴에서 민간 비축유 및 재고를 합친 수치다.

다만 정부는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이 확대되며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도 있는 만큼 대체 수입선 확보 등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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