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미국 구글과의 거래가 금지된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가 ‘구글 앱’이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독자 앱스토어인 ‘앱 갤러리’를 통해 4만5000개의 앱을 제공하고 있다며 구글 서비스 지원 불가에 따른 우려 불식에 나섰지만 구글 앱에 익숙해진 해외 유저들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화웨이는 1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제품 발표회를 열고 ‘메이트 30’과 ‘메이트 30 프로’를 발표했다.

AFP통신과 CNBC 등 외신은 “화웨이가 해외 주력 시장인 유럽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선보였지만 처음으로 구글의 인기 앱이 탑재되지 않은 모델”이라며 “왓츠앱이나 유튜브, 구글 맵 등이 사라진 스마트폰은 성공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리처드 위(余承東)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신제품에서는 (구글의 주요 앱인) GMO를 사용할 수 없지만 앱 갤러리에서 동영상 등 다양한 앱을 다운로드해 이용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앱 갤러리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화웨이 모바일 서비스’(HMS)에 10억 달러를 투자한다며 앱 개발자들에게 화웨이 전용 앱 개발을 부탁했다.

하지만 신제품 발매 시기도 밝히지 않은 채 행사를 마무리해 미국의 제재 영향으로 혼란을 겪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 개발·설계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평가하며 화웨이의 5G 스마트폰을 유통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NTT도코모 등 일본 통신사들이 ‘구글 리스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일환으로 지난 5월부터 화웨이와 계열사들을 자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는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인 구글의 소프트웨어 사용이 금지됐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587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8% 증가했다. 1분기 50% 증가, 지난해 연간 35%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에 제동이 걸렸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글 앱이 없는 이번 신제품 출시 후 화웨이의 판매 감속 곡선이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고 영국 조사업체 IHS마크잇은 올해 화웨이의 해외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300만대 줄어든 880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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